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 협의체(이하 MPA)발족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내에서 활동중인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체들의 첫 협의체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MPA는 지난 1월부터 사업조기 정착과 발전, 공동애로 발견 및 해결방안 모색 등을 목적으로 설립이 추진됐으나 업체간 갈등과 시각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발족이 무기한 연기된 것.
현재 문화체육부는 음악저작권 신탁관리업무의 창구 일원화를 권장,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KOMCA)로 하여금 음악저작권료를 일괄적으로 징수, 분배, 관리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체들은 KOMCA 준회원 자격으로 저작권료를 간접 징수, 분배하고 있다. 각 업체들이 음악저작권료를 직접 청구하고 징수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의 권고에 따라 업계가 자중해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가 추진한 MPA는 KOMCA로부터 독립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관련업체들이 일정 음악저작물에 대한 관리대행을 위탁받은 주체로서 KOMCA 정관 및 약관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기를 바라는 KOMCA가 업계의 MPA구성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MPA가 기본적으로 저작권자들의 이익신장을 위한 단체이며 방대한 저작권 관리범위를 분산처리하는 결과를 낳아 관련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되자 KOMCA가 MPA결성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MPA결성 권한이 관련업계의 손에 일임된 것이다.
이렇듯 최대 걸림돌이었던 KOMCA와의 문제가 긍정적으로 반전됐음에도 불구하고 MPA결성이 무산됐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발업체들의 시장선점으로 인한 후발업체들의 어려움, 2중계약으로 인한 분쟁 등 업체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MPA는 새로운 전쟁터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MPA가 이익이 결부되는 조정단체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에 업체간 갈등을 표면화시킴은 물론 KOMCA와의 관계도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일 MPA결성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열린 업계 회의에서는 『업체간 시각편차와 갈등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한 정기모임을 갖자』,『특정 의제 위주로 때마다 회의를 갖자』,『국내시장여건이 MPA의 자생적인 결성을 요구할 때까지 기다리자』 등 MPA발족 무산이후의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어느 것 하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지난 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추진됐던 MPA발족을 위한 업체간 만남은 여러 쟁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의 조정에 실패, 갈등만 더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