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첨단기술 개발 차질 우려... 민간기업 공동연구 축소

최근 주요 민간기업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반영, 정부출연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위탁과제 개발수행을 기피 또는 축소조정하고 있어 첨단기술 개발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대덕연구단지내 주요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첨단기술 개발을 추진해 오던 민간기업들이 자동차, 기계, 조선 등 국내 주요산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기 위해 공동연구 및 위탁과제 개발수행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민간기업 연구소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첨단 전자, 정보통신부문, 정밀기계부분, 화학 등 미래 핵심기술분야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어 첨단기술 개발계획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민간기업 위탁과제 감소로 소요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예정되어있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등 경기불황에 의한 연구의욕 감퇴라는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의 경우 지난 95년 총연구비(1백88억원)의 6.4%인 12억원을 민간 위탁과제로 수행했으나 지난해에는 연구비총액(3백48억원)의 3.1%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금년에는 2.3% 수준으로 더욱 낮춰잡고 있다.

화학연구소는 지난 95년과 96년 전체연구비의 약 11% 수준인 49억원과 54억원을 각각 위탁과제로 수행했으나 올해는 9%인 42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원연은 올해 위탁과제 목표치를 지난해의 1백4건, 33억8천5백만원에서 80%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출연연들은 민간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위탁과제 수행을 늘리기 위해 민간기업을 방문, 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거나 대기업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대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민간기업들의 공동연구 및 위탁과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원연, 화학연 등은 지난해부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보유기술 설명회, 기술이전반 운영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행정부서 직원감축, 경상비, 인건비, 사무용품비 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민간기업들의 공동연구 및 위탁과제가 줄고 있는 것은 민간기업들의 연구소 설립 증가에 따른 자체 기술개발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연구개발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