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宣鍾九 이사
그동안 우리 경제는 다른 나라에서 1백여년 걸려 이룩한 공업화를 한 세대에 이룰 만큼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였다. 제조업, 특히 전자공업의 경우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50년대 진공관식 라디오 조립에서 출발해 이제는 웬만한 가전제품 생산은 물론 최첨단 기술까지 보유할 정도로 급속히 발전한 것이다.
이런 것들만 본다면 한국의 경제성장은 자본과 기술 및 뛰어난 인적자원으로 인해 단시간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몇몇 분야에서만 본다면 그렇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경제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아서 나타나는 경기순환적인 불황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경쟁력이 없을 때 발생하는 구조적 불황이 우리 앞에 닥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산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총 인건비는 평균 60% 수준에 달한다. 가전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도 중국이나 동남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생산하는 인건비보다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주저앉아 걱정만 할 수는 없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상의 거품을 없애는 것 등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전반적인 의식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과 기업내 조직원들이 경기가 좋았을 때의 방만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내에 방만의식이 존재하는 한 지금과 같은 구조적인 불황을 극복하기란 요원하다. 기업이라는 조직운영은 물론 조직원 스스로의 의식변화가 절대 필요하다. 자신의 업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기본적인 명제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시간은 어떻게 쪼개 쓸 것인가, 업무추진 방법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또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업무와 자신의 업무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되새겨 볼 때라고 본다.
이 가운데에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기업 자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기도 해 위기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업무처리나 성과를 결정짓기도 하지만 조직 전체로 볼 때에는 경쟁력의 가늠자이자 현재와 같은 구조적 불황을 이겨내는 필수불가결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조직원 개인의 특성(또는 개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업무추진 방법도 기업의 경영정책이나 방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어떠한 목표달성을 위해 기업은 A라는 방법으로 항해를 하고 있는데 구성원이 독자적인 자신의 방법을 고집할 때 기업이 목표로하고 있는 성과를 내기란 아주 어렵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내 조직원들이 공통체 의식으로 뭉쳐 스스로가 변신하고 개선할 때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살아나고 불황을 극복하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