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교육망용 PC 입찰 앞두고 업계 초긴장

올 상반기 행정전산망 및 교육전산망용 PC 납품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앞두고 컴퓨터업계가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우선 과거와 달리 사상 최대규모인 23만대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입찰의 세분화로 낙찰업체 수가 많아져 행망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납품기종 자체도 저가기종이 아닌 현재 유통시장에서 주력기종으로 판매되고 있는 고가기종으로 일반 유통시장과 똑같은 기종을 양산하는데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행망입찰에 대한 컴퓨터업계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일반 유통시장의 불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창출이 가능한 행망 및 교육망 쪽으로 기업들의 영업중심이 옮겨질 수밖에 없다는 외적인 요인들도 이번 행망 입찰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주요 기업들이 새로운 규격을 제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인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소의 시험평가에 제품을 제출하는 것부터 입찰 당일 낙찰을 위한 대책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입찰을 하루 앞둔 컴퓨터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이처럼 행망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과연 입찰을 따내는 것만이 승리하는 것인가라는 회의감도 업계 일각에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같은 회의감은 행망입찰 때마다 제기되고 있는 가격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저가 입찰방식에다 현재 응찰자격이 있는 큐마크 획득업체가 30개에 이르고 낙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입찰권을 따내기 위해 과거에 비해 덤핑입찰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컴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량이 보장된 만큼 영업차원에서 이번 입찰은 반드시 따내야 하는 지상명제이지만 기업 전체적으로 보면 관례대로 재료비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낙찰자격을 획득할 경우 그만큼 적자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행망공급권을 따내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최고경영층의 의지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올 상반기 행망입찰은 누가 공급권을 수주하든지 컴퓨터업계 모두 패배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