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할리우드 최대의 격전장은 애니메이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왕국 월트 디즈니를 비롯 터너와의 합병으로 애니메이션의 명가 「한나 바바라사」를 거머쥐게된 워너 브라더즈 그리고 첨단 애니메이션 공장을 설립한 20세기폭스등 메이저 스튜디오들이앞다투어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에 승부수를 던지고 나선 것.
게다가 복병 드림웍스SKG가 월트 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터들을 대거 스카웃해 「타도 월트 디즈니」를 슬로우건으로 애니메이션 비밀병기의 제작에 들어갔다.
올 여름방학을 오프닝 게임으로 겨울시즌에 격돌하게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흥행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현재 할리우드의 눈이 쏠리는 것은 폭스진영이다.TV애니메이션에만 전력투구해온 이 회사의첫번째 극장용 장편 <아나스타샤>는 벌써부터 대작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제정 러시아 마지막 차르의 양녀였던 아나스타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게 될 이 작품은 8살 소녀 아나스탸샤가 볼셰비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과 생이별한지 10년 후 로마노프 왕가의 혈통을 되찾기 까지의 모험과 청년 드미트리와의 사랑을 그린 대 러브 로망이다. 아나스탸샤의 목소리에는 맥 라이언이 내정되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워너 브라더즈쪽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이 회사는 이미 지난 3월 뮤지컬 <캐츠 돈 댄스(Cats don「t dance)>로 애니메이션시장에 선전포고를 했다. 단지 동물이라는 이유로 할리우드에서 출연제의를 받지 못한 인디아나주 코코모 출신의 멋쟁이 고양이 대니가 사랑스러운 암코양이 소여와 코끼리,하마,팽귄등 동물배우들을 만나 결국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
비록 이 작품은 한달동안 3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쳐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워너는 극장용 장편영화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겨울 야심작 <카메롯을 찾아서>에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이 작품은 테드 휴즈의 소설 <철의 인간>(The Iron Man)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것 이외에는 일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워너의 역작이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에 대해 97년 여름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왕국 월트디즈니의 신작은 신화를 스크린에 옮기게될 <헤라클라스>. 제우스의 아들이면서도 인간의 몸에서 태어나 신들의 성전 올림푸스 산에 살지 못했던 비운의 헤라클라스가 무수한 괴물과 목숨을 건 혈투를 벌여 영웅이 되기 까지의 긴박감 넘치는 모험과 사랑을 그렸다. 머리가 3개 달린 물뱀 히드라,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저승세계의 수호신 하이데스 등 온갖 괴물이 등장하는 액션 어드벤쳐물이지만 아름다운 여인 멕과의 로맨스,코믹한 대사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했다.
모세의 출애급기를 소재로 한 드림웍스SKG의 애니메이션 데뷔작 <이집트의 왕자>는 랄프 파인즈,발 킬머,미셸 파이퍼,산드라 블록등 목소리 연기진에 할리우드의 스타를 총동원해 한껏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월트디즈니에 사표를 던지고 스필버그의 동업자로 드림웍스를 설립한 카젠버그가 제작을 총지휘하고,<라이온 킹>의 한스짐머가 음악을 맡았다.
드림웍스는 또한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개미>를 1백%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임을 발표해 <토이스토리>의 명성에 도전한다. 이 회사는 특수효과 전문제작업체 PDI와 합작, Z-4195라는 개미가 겪게 되는 고된 노역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정,개미노예들의 반란을 그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음악전문 채널 MTV를 소유한 바이어컴사도 성인용 TV시리즈 만화 <비비스 앤벗헤드>의 대성공 이후 대작 애니메이션 제작을 서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일단 극장에서 흥행하면 캐릭터사업으로 영화수익을 상회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할리우드메이저 영화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엔터테인먼트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