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불황타개의 일환으로 취급품목 다양화 작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컴퓨터 및 가전제품 유통업체들이 기존 전문으로 취급하는 제품 이외에 향후 유망상품 및 생활편의품목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올들어 대우통신의 전화기, 팩시밀리 등 사무기기를 취급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음악CD, 카세트테이프, 컴퓨터 관련서적 등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품목을 개발, 판매에 적극 나서고있다.
해태I&C(대표 임제훤) 또한 유통품목 다양화의 일환으로 지난달 소형 액정디스플레이 게임기를 시판한 데 이어 올해말까지 위성방송수신용 기기를 도입판매키로 하고 현재 관련업체를 물색중이다.
컴퓨터 양판점인 나진컴퓨터랜드(대표 이상봉)는 졸업, 입학시즌 이후 불어닥친 비수기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집객효과를 꾀하기 위해 매장 내에 청소년층이 선호하는 완구제품을 추가로 취급할 방침이다.
나진은 올 하반기 서울지역 매장에서 이를 시험적으로 실시한 후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전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양판점인 전자랜드21은 하반기에 상용화될 개인휴대통신(PCS)에 대비해 지난 2월 이동통신기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직영점 「이지콜」을 신설한 데 이어 노트북PC 사업에도 참여하기 위해 노트북사업부를 신설, 지난 3월부터는 일본 도시바 브랜드 노트북PC의 본격 판매에 나서는 등 유망폼목 취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테크 역시 PCS 사업진출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3월초 서울 방배동에 이동통신 대리점을 개설, 개점 한달만에 서울 강남 서초구 SK텔레콤 대리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는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삼테크는 또한 컴퓨터 부품 영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최근 인텔 전제품에 대한 판매권을 획득하고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 플래시메모리, 마이콤, 칩세트 등에 대한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졸업, 입학, 결혼시즌 등의 호기가 지나면서 비수기를 맞게 된 가전 및 컴퓨터 관련업계가 기존 단일품목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탈피, 구매자 취향에 맞거나 전망있는 품목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이런 유형의 노력은 타 유통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경우·신영복·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