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티아이(대표 임기호)는 아직 회사 규모는 보잘 것 없지만 정보통신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회사다.
작년 2월 설립된 이 회사는 그동안 고속무선호출기용 전력증폭기를 시작으로 개인휴대통신(PCS) 기지국용 주파수변환장치 등 기지국용 핵심 RF부품들을 개발해냄으로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전까지 모 대기업의 구매부서에 오래 근무해온 임사장은 이동통신 관련사업이 앞으로 유망할 것이란 점에 눈을 뜨면서 RF 전문 엔지니어인 후배와 의기투합,퇴직금 등 주머니돈을 털어 일단 회사부터 설립했다.
대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임사장은 회사설립 후 본격적으로 사업 품목 물색에 나서면서 대상을 「아직 사업화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대기업들이 손대지않을 품목」으로 정하는 등 일종의 틈새시장 공략 원칙을 세웠다.
이렇게해서 선정한 초기 사업품목이 원격무선호출서비스용 채널분석기(RPCA). 국내 무선호출서비스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는데다 외국의 핵심기술만 도입하면 단기간내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G社로부터의 기술이전이 차질을 빚기 시작하면서 초기사업이 예상을 빗나가기 시작하자 이 회사는 새롭게 고속무선호출기용 파워앰프를 초기 사업품목으로 선정해 개발을 시작한다. 이 기술로 지난해 7월 정보통신부로부터 유망정보통신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지만 이 품목 역시 고속무선호출시스템 시장을 모 대기업이 독식하면서 사실상 시장확보에 실패하는 시련을 맛봐야 했다.
엠티아이는 이처럼 초기사업이 예상을 빗나가면서 상당한 자금난을 겪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협력관계를 맺은 중견 정보통신업체인 M社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가 최근 모 대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PCS기지국용 주파수변환장치(업/다운 컨버터)는 그동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위한 야심작. 수신주파수를 중간주파수로,중간주파수를 송신주파수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이 부품은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일부 대기업도 이전을 회피할 정도로 핵심적인 RF기술이다.
PCS의 상용화와 함께 상당한 수요를 기대하고 있는 이 회사는 특히 이 기술을 응용한 무선가입자망(WLL)용 업/다운 컨버터를 가지고 WLL시스템 개발 컨소시엄에도 일찌감치 참여했다.
지난해 2억원도 채 안되는 매출실적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이같은 사업을 통해 20억원의 매출을 달성,자립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내년에는 그동안 주력해온 기지국용 부품 뿐만 아니라 시스템과 단말기분야에 신규 진출하고 OEM 일변도의 판매방식에서 탈피해 자체브랜드 상품으로 승부를 낸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엠티아이는 이를위해 양방향 무선호출단말기를 항공대와 공동으로,패션형 무선호출기를 자체개발을 통해 각각 연내 상품화하고 WLL 기지국용 주파수변환장치 및 주파수합성장치,모뎀을 비롯해 미래육상개인이동통신(FPLMTS) 기지국용 주파수변환장치,PCS중계기용 전력증폭기,사업 초기부터 꿈꿔왔던 RPCA 등의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WLL시장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임기호 사장은 『2000년에 매출 5백억원대의 RF시스템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힌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