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부의 세일기간 규제 철폐조치에 따라 가전업체들의 각종 세일행사가 매달 계속되고 있으나 매출확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정부가 백화점 등 유통점의 변칙세일을 막기 위해 그동안 실시해오던 세일기간 규제를 올해부터 1월 1일부터 완전 철폐하자 매달 가격할인, 무이자 할부판매, 보상교환판매, 사은품 증정, 경품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내건 판촉행사를 앞다퉈 실시하고 있으나 매출확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특히 1, 2월 졸업, 입학선물 판촉행사를 실시한 데 이어 3월 들어서는 이사, 혼수고객을 위한 봄맞이 대축제, 4월에는 고객감사 판촉, 5월 들어 가정의 달 사은행사 등 연이은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가전3사는 올 들어 4월까지 판촉행사를 위해 광고, 판촉비를 지난해보다 10∼15% 정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떨어진 실정이다.
일선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이벤트를 내건 판촉행사가 매달 계속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은 다소 늘긴 했으나 실적으로 매출실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특히 혼수용 가전제품의 구매가 많은 3, 4월이 지나 5월이 돼도 매기는 좀처럼 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가전업체들의 잇따른 판촉행사는 매출확대는 커녕 오히려 제품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제품의 구매를 미루는 대기수요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산에 사는 한 주부는 『인근지역의 대부분의 가전대리점들이 가격할인, 무이자 할부판매 행사 플래카드를 매장입구에 걸어두고 가전제품을 계속 할인판매가격에 팔고 있어 전자제품의 실질적인 소비자가격이 얼마인지 의심스럽다』며 『언제든지 할인가격에 제품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할인판매기간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일기간 규제철폐 이후 세일행사가 이처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백화점, 일선 대리점, 창고형 할인매장 등 유통점들의 세일판매행사 내용이 거의 비슷하고 유통점간의 경쟁을 의식, 세일기간을 오래 끌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집중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
가전3사는 이에 따라 연중 세일행사의 시행과정상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일정기간 집중적인 수요가 일어나는 몇가지 전자제품을 선정, 할인혜택을 차별화하고 경쟁업체와 다른 특색있는 판촉행사 마련을 기획하고 있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