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전자문서-완벽한 `종이없는 사무실` 구현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사무자동화(OA)나 공장자동화(FA)라는 개념이 크게 각광을 받았었다.

이때 OA가 추구하는 목적은 컴퓨터에 의한 「종이 없는 사무실의 구현」이었다. 마찬가지로 FA 역시 컨베이어시스템이나 어셈블러시스템 등을 도입해서 수작업으로 할 것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때의 자동화는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현한다면서도 문서를 인쇄하는 프린터나 복사기가 자동화의 기본 장비로 여겨질 수밖에 없던 한계를 안고 있었다.

90년대 중반 이후 OA나 FA라는 말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대신 광속거래(CALS)나 전자상거래(EC)라는 솔루션 개념이 급부상했다. 이에 앞서 90년대 초반부터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이 기업들의 관심을 모았다.

OA와 FA에 그 기술적 뿌리를 두고 있는 EDI, CALS, EC는 모두 기업재구축(BPR) 열풍에 의해 발전한 것이지만 기술개발의 양상이나 주체는 서로 다르다. 또 솔루션 완성도나 포괄성 또는 기술의 발전 측면에서 본다면 이들 3가지 솔루션은 EDICALSEC와 같은 순서로 발전돼 왔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3가지 솔루션이 모두 전자문서(Electronic Document)를 매개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전자문서는 과거 OA나 FA 환경 때부터 거론돼온 것이긴 하지만 EDI, CALS, EC가 매개로 하는 전자문서와는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문서작업만 놓고 봤을 때 OA가 컴퓨터(기계)와 수작업의 합작, 즉 수작업이 개입돼야만 가능한 불완전 자동화라면 EC, CALS, EDI는 수작업이 끼어들지 않는 컴퓨터만의 완전 자동화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불완전 자동화란 이를테면 사람이 수기하거나 타자기에 의한 타이핑 작업을 워드프로세서가 대신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또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문서파일을 디스크에 보관했다가 다시 꺼내 쓰거나 이미 인쇄된 문서나 그림을 스캐너로 받아들여 저장 관리하는 수준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존 OA의 목표가 앞서 지적한 대로 단순히 종이 없는 사무실의 구현이라고 한다면 EDI, CALS, EC 등은 모두 「철저하게 종이 없애기」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철저한 종이 없애기를 기술적으로 접근한 것이 바로 문서의 완전 전자화와 문서관리의 완전 자동화다.

EDI와 CALS에 이어 EC까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도구로는 SGML(Standard Generalized Markup Language)과 같은 마크업 언어와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을 비롯한 솔루션 구축에 필요한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들이 있다.

또 좀더 발전된 제품정보시스템(PDMS)과 그룹웨어, 인트라넷, 엑스트라넷 기반의 시스템 환경이 필요하다. 나아가서는 전사적자원관리(ERP)나 데이터웨어하우징과 같은 좀더 큰 규모의 시스템이 요구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EC 전문 시장조사 회사인 킬렌 앤드 컨설팅사에 따르면 오는 2000년 EC 또는 CALS 시장규모는 매년 30~50%씩의 성장을 거듭, 연간 7천7백50억달러의 시장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EC나 CALS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보다 훨씬 큰 폭인 연평균 9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의 총시장 규모가 96년 1백90억달러에서 오는 2000년에는 9백3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란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공통으로 적용되는 도구 가운데 마크업 언어는 프린터가 일반 문서를 출력하기 앞서 포매터라는 명령을 통해 서체 크기나 배치와 같은 인쇄정보를 지정해 주는 것처럼 전자문서가 수행 처리되는 과정을 일일이 기술해 주거나 문서의 논리와 속성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기 위한 프로그램 언어다. 이 가운데 특히 문서의 논리와 속성을 포괄적으로 정의해주는 언어를 범용 마크업 언어라고 한다. EC, CALS의 부상과 함께 수많은 범용 마크업 언어들이 출현하게 됐는데 표준규격과 일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표준위원회(ISO)가 제정한 것이 바로 SGML이다.

SGML은 오디오, 텍스트, 비디오를 비롯, 일반 스프레드시트 또는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데이터 포맷의 문서를 처리할 수 있다. SGML은 웹 표준언어인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과 마찬가지로 표준 규격을 토대로 무한하게 발전하는 추세에 있다.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델파이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EDMS는 일반적인 의미의 문서관리시스템(Document Management System), 전문검색시스템(Full Text Retrieval), 워크플로(Workflow), 이미징시스템 등이 모여진 통합문서관리 솔루션으로 정의하고 있다.

객체 또는 개방형 기술에 기반하고 있는 EDMS는 응용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작되는 파일, 즉 전자문서의 발생부터 소멸까지 문서의 일생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CALS나 EC 개념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EDMS는 문서를 워크그룹 내에서 공유할 수 있고 또 플랫폼에 상관없이 워크그룹 간에 공유가 가능한 종합 솔루션의 성격을 갖는다. 기업내 정보관리시스템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할 수 있는 전자문서의 범위도 파일이나 이미지뿐 아니라 기존 스프레드시트나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문서, 멀티미디어 문서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마크업 언어가 매개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시스템통합 소프트웨어는 EC, CALS를 구현해 주는 도구로서 크게 웹브라우저, 전자우편, 검색엔진, 방화벽(Firewall) 등 인터넷 도구와 워크플로, 폼프로세서 등 업무자동화 도구로 나뉜다.

웹브라우저는 인터넷의 기본이자 핵심 소프트웨어로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장차 EC, CALS의 확실한 표준 클라이언트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전자문서 기반의 모든 상거래는 웹브라우저 환경에서 이루어질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전자우편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로서 미국 넷스케이프사 조사에 따르면 96년말 현재 전자우편 사용자는 5천만명의 웹브라우저보다 많은 7천만명에 이르고 있다. 전자우편은 EC, CALS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 소프트웨어로서 전자문서와 결합하면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다. 최근 발표된 EDMS분야 제품에서는 전자우편을 지원하려는 경향이 보편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검색엔진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인터넷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서비스용 소프트웨어지만 전자문서와의 결합가능성이 그 어느 분야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방화벽은 전자문서의 내용에 대해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로부터의 접근을 막아주는 소프트웨어다. 정보보안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거래란 성사될 수 없다는 점에서 EC, CALS 환경에서 방화벽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는 셈이다.

일반 업무자동화 도구 가운데 워크플로는 사무실 환경의 업무 흐름을 컴퓨터로 통합해서 자동화한 소프트웨어로 EC, CALS 솔루션의 기본이다. EC, CALS 솔루션은 워크플로 소프트웨어를 기업환경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고 확장한 다음 다른 소프트웨어들과 통합해 가는 과정을 통해 구현된다고 볼 수 있다. 워크플로가 EC, CALS 솔루션으로 확장 통합되기 이전의 도구가 그룹웨어이며 그룹웨어 웹 기술이 적용된 것이 인트라넷 패키지다.

폼프로세서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고유 문서의 양식을 미리 작성해주는 워드프로세서다. 최근에는 폼프로세서를 웹과 결합해서 인터넷, 나아가서 EC, CALS에 적용하려는 기술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PDMS는 지난 80년대 말 크게 각광받던 컴퓨터통합생산(CIM)의 새로운 개념으로 좀더 나은 부품의 조달, 제품의 설계 및 최종 데이터 획득, 가공, 판매 과정까지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PDMS는 각종 일반문서 정보의 보관, 관리에서부터 제품개발자의 업무 프로세스, 개발제품의 구성 및 구조 정보, 캐드시스템이 생성한 제품형상 관리, 그룹웨어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