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물건을 사고 판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의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며 가상공간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가상 속의 공간에서 전자상거래 시스템(EC) 개발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EC) 시스템 개발이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첫번째는 인터넷이 전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통신망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용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즉 인터넷을 이용하면 누구나 필요한 상거래 정보를 언제 어디서건 주고 받을 수 있어 물리적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인터넷 접속과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며 수십억에 이르는 지구촌 가족이 모두 잠재고객이 된다는 점이다. 엄청난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인터넷을 통한 모든 거래는 가상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서 건물이나 상점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비용절감에 커다란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넷 EC 시장은 전통적인 상거래 구조를 상당부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21세기 유망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킬렌 앤 컨설팅사는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매년 30~50% 성장을 거듭, 2000년 그 규모가 7천7백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회사는 2000년까지 인터넷관련 제품 및 서비스시장이 연평균 5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부문이 연평균 90%대의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 제품의 총매출액은 지난해 1백90억 달러에서 2000년에는 9백3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인터넷 EC 시스템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를 비롯, 외부의 침투로 부터 주요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파이어월(방화벽), 웹 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검색 엔진, 그리고 전자상거래 정보를 구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웹 클라이언트서버(CS) 도구, 방대한 양의 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브라우저이다. 웹브라우저는 텔넷(원격접속),파일전송프로토콜(FTP), 웹 등 인터넷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웹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것이다. 웹은 특히 멀티미디어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정보 형태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는 업체가 향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판도는 물론 EC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으며 이 시장의 경쟁도 기존의 어떤 소프트웨어 분야 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초기 웹브라우저 시장은 유닉스 기반의 「모자익」과 썬마이크로시스템스의 「핫자바」 등 10여개의 제품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으나 95년 이후 넷스케이프사의 「네비게이터」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간 경쟁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처럼 웹브라우저 시장이 최근 2∼3년 사이에 양사의 대결 국면으로 급속 전환된 것은 바로 인터넷을 통해 제품에 대한 비교 평가정보가 빠르게 전파됐기 때문으로 이는 인터넷이 갖고 있는 놀라운 정보 전파 속성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웹 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초기에는 단순히 웹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검색하고 파일을 관리하는 기능만을 제공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기에 전자우편, 협동작업, 콘텐트 제작, 개인정보관리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브라우저 만으로도 PC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대부분 업무를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스케이프는 주력제품인 네비게이터를 기반으로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보를 빠르고 편리하게 검색하기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최대 관심을 기울였으나 최근 전체적인 제품군을 클라이언트용인 「커뮤니케이터」와 서버용인 「스위트스폿」으로 분류해 웹 클라이언트서버의 안정된 환경에서 협업, 토론, 전자우편, 시스템관리, 일정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95」와 「윈도NT」 운영체계(OS) 기반에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데스크톱 패키지들과 클라이언서버패키지인 「백오피스」를 웹브라우저애 연동시킨다는 기본 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또 「윈도95」 차기 버전인 「멤피스」가 발표되는 시점에서는 웹 브라우저를 OS에 통합해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EC시스템 구현을 위해 웹 브라우저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가 방화벽이다. 방화벽은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는 주문, 거래, 트랜잭션 등 주요 정보가 외부인들에게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EC 구현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제품은 미국 TIS사의 「건틀릿」, 랩터사의 「이글」, 이스라엘계 미국기업 체크포인트사의 「파이어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건틀릿(보안), 파이어월(설치, 관리) 등 두 제품은 전세계 시장의 약 60~70%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CGII), ISS 등 개발업체가 한국형 제품을 개발, 외국제품들과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검색엔진 소프트웨어는 누구도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전세계 인터넷 사이트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인터넷 바다의 나침반』에 비유되고 있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야후(Yahoo)」, 「알타비스타(Altavista)」, 「라이코스(Lycos)」, 「인포시크(Infoseek)」 등 미국 업체들이 제공하는 엔진들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와카노」 「심마니」 「까치네」 등 한국어 검색처리에 강점을 갖는 엔진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 검색엔진은 제공업체에서 일일이 새롭게 추가되는 사이트 목록을 분류하는 디렉터리 방식과 검색로봇이 새로운 사이트 정보를 찾아주는 로봇방식 등을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콘텐트 보유자가 원하는 상대방에게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 때마다 수시로 정보를 보내주는 푸시(push) 기술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트라넷 혹은 엑스트라넷 패키지로 불리는 웹 CS 도구는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개별기업과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협업, 토론, 게시판, 전자메일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업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로터스, 넷스케이프 등 소프트웨어업체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아이소프트, 웹인터내셔널 등 전문업체가 국내 기업의 독특한 업무처리 환경에 힘입어 내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웹 CS 도구는 사용자 범위와 용도에 따라 크게 인트라넷(사내용) 및 엑스트라넷(사내 및 외부 협력업체 지원용) 패키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오라클, 인포믹스 등의 상용 DBMS와 연계해 좀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웹 CS 도구는 국내 기업의 업무문서 처리에 강점을 갖고 있는 그룹웨어 업체들도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로 핸디소프트, 나눔기술, 슈퍼스타소프트웨어 등이 기존 유닉스 환경에서 개발된 제품을 기본으로 인터넷 접속 기능을 추가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웨어 업체들은 특히 업무처리 과정에 따라 원하는 상대에게 문서를 전달할 수 있는 워크플로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그룹웨어 기능을 확대발전시켜 EC 및 CALS 솔루션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DBMS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아서 검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웹에서 다뤄야 하는 정보의 규모가 날로 커지는 추세에 있어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오라클, 인포믹스 등이 각각 웹서버 제품군을 발표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기존 주력 제품에 객체형 기술을 추가해 인터넷에서 요구되는 멀티미디어 비정형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