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분야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 학, 연 공동으로 반도체 재료, 생산장비 등의 분야 기반기술의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양구 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소재특성평가그룹)은 표준연구원, 기계연구원 등의 공동 주최로 13일 교육문화회관(양재동 소재)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의 첨단기반기술 확충을 위한 공청회」에서 주제발표(제목: 반도체 인프라 국제비교)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생산액 기준으로 연간 1백80억 달러 규모를 형성,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분야 연구개발 활동이 주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에 필요한 제조공정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료와 장비의 수입의존도가 각각 80%를 상회하는 등 산업구조가 극히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 학, 연 공동으로 반도체 재료, 생산장비 등의 분야 기반기술의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양구 책임연구원은 또 반도체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80년대 중반을 전후로 메모리 등의 분야 주도권을 일본, 한국 등에 빼앗긴 후 지난 87년부터 반도체 산업의 기초, 기반기술 개발을 위해 산, 학, 연 공동으로 세마테크(SEMATECH)라는 대규모 연구사업을 추진,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회복케 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지적, 우리나라도 출연연과 산업계가 공동 참여하는 반도체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의 장, 단기 연구대상과 지원방향과 관련, 5년 이상 연구가 필요한 장기과제는 정부 주도로 출연연이 담당하고 2∼3년 정도의 중기과제는 대학연구소별로 기초기술의 특화를 추진하며 단기과제는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생산 및 응용기술 연구를 담당케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밖에 한국베리안 서성기 사장이 기반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미 반도체장비회사인 SVGL사 짐 허드씨가 미 세마테크의 성공사례 등을 발표했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과학기술처의 조사연구기획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과기처, 통산부, 반도체산업협회, 표준연, 기계연 및 산업계 등에서 1백여명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