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멀티미디어 DB 구축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대용량의 정보 전달이 가능해지고 있다. 초고속 정보 통신망의 구축이 완료되는 몇 년 후에는 대용량 자료들의 송수신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컴팩디스크의 발명으로 멀티미디어 정보저장이 확산되는데에 새롭게 발전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다면 멀티미디어 형태로 디지털화된 정보가 오는 21세기 정보 시대에 중요한 정보전달 형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빠르게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구축되어 가는 향후 3∼4년부터 일부 분야에서 시작하여 6∼7년 이내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상용화된 정보 전달 수단으로 이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저장되어 있는 대부분의 자료들은 멀티미디어용으로 직접 사용하기에 부적절한 것들이 많으며 이러한 정보를 멀티미디어화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즉 종이 출판 형태의 자료들은 문자나 그림 위주의 자료이고, 음악이나 영상 자료들 역시 소리나 영상 위주의 단일 형태의 구성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단순히 연주 형태의 소리만 기록되어 있는 자료에 연주 장면이나 작곡가의 일대기, 연주 곡목의 특징에 관한 평론이나 해설, 작곡가나 연주자의 초상, 동시대 각 분야의 사회상에 관한 영상 자료 등을 결합하면 하나의 훌륭한 음악용 멀티미디어 자료가 만들어진다. 또한 국내 교육환경의 특성으로 인하여 수많은 교육용 자료들도 좋은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분야다. 여러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각종 교육용 자료를 각각의 특성에 알맞게 멀티미디어화해 교육용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양질의 새로운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초고속 정보 통신망과 연계한 상용화 서비스도 몇 년 안에 실현 가능할 것이다.

이같은 기존의 자료들을 멀티미디어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형태의 자료를 모아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상세한 기획, 자료 준비, 연출, 특수한 S/W의 제작 등이 필요하고, 이렇게 치밀한 과정을 거쳐야만 좋은 멀티미디어 자료가 형성될 수 있다. 그리고 각 분야의 멀티미디어 DB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S/W를 제작하였던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장기간에 걸쳐 개발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한 개의 기업이 독자적으로 이를 추진한다는 것은 장기적인 투자가 수반되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자료를 멀티미디어화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실제 상용화할 때 시작을 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독자적인 기획으로 독립적인 멀티미디어 작업을 수행하는 기업들도 중복 투자와 자료의 부실화 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과다한 개발비 부담, 전문인력 수급의 어려움, 충실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준비, 향후 초고속 통신망에서 유사 자료간의 호환성, 개발 기간의 단축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점들의 발생이 예견된다.

이의 해결하기 위해 동종 분야의 이해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멀티미디어 DB 개발 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영상 산업 분야, 미디어 산업 분야, 교육 산업 분야, 출판 산업 분야, 문화 산업 분야 등 각각의 산업특성에 알맞은 형태의 연구소를 업계 스스로가 공동으로 설립하여 서로간에 느끼고 있는 어려움들을 적극적인 사고 방식으로 쉽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선진국과의 정보통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동일 업종간의 무한경쟁보다는 협력관계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주)세광데이타테크 부사장 박지호(朴智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