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신조류] 해커, 대학가에 확산

국가기밀 전산망이나 대규모 상업망에 해커출현으로 전산망이 마비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해커들 대부분이 10대 후반이나 20대초반의 대학생들로서 대학이 해커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몇몇 대학에서는 해커동아리가 구성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해커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전산능력을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전산윤리 불감증이 해커에 대한 인식을 그릇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나우콤의 인터넷망에 불법으로 침입해 가입자의 비밀번호가 든 파일을 훔치고 작동 프로그램을 파손, 인터넷 서비스를 6시간 동안 중단시킨 대학생 해커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청 해커수사대는 나우콤의 인터넷망에 침입해 가입자 2만4천여명의 비밀번호가 암호로 저장돼 있는 「섀도우 파일」을 훔쳐내고 작동 프로그램을 일부 파손,인터넷 서비스를 중단시킨 부산.경남 지역 인터넷 동호회 부책임자 김모군(19. 대전H대 1년.부산 사하구 괴정동)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金군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11시께 집에서 개인용 컴퓨터와 모뎀을 이용, 나우콤의 전산망에 접속한뒤 해킹도구로 개발된 「UUTX」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섀도우 파일을 훔쳐냈다.

김군은 이어 인터넷 작동에 필요한 작동 프로그램을 일부 파손시켜 같은 날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6시간 동안 나우콤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들이 접속을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다.

김군은 또 지난해 10월부터 부산 모교육기관의 전산망에 침투, 직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PC통신의 고유번호(ID)와 비밀번호를 도용했으며 지난 4월에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전산망에 들어가 작동 프로그램을 임의로 변경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장난삼아 해킹을 일삼는 청소년들의 해킹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김군을 구속했다』며 『미성년자 해커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군은 『시스템 내부 구성이 궁금하고 혼자 익힌 해킹 기술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며 해킹 사실은 인정했으나 『인터넷 작동 프로그램을 파괴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해커들에게 시달려 오면서 명예실추 등을 우려, 피해사실 자체를 묵인 음폐해온 PC통신업체가 처음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4개월동안의 역추적 끝에 적발된 사례로 앞으로 관련 업체의 신고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이 해커온상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선 엔지니어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산윤리 교육을 통해 건전한 전산인을 양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