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선진 외국 산전 업체서 배우자 (9);독일 티센그룹

독일 뒤셀도르프에 본사가 있는 티센(Thyssen)그룹(회장 리테르 H 포겔)은 소재산업, 부품, 시스템 등 3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매머드급 기업이다.

95∼96회계연도(95년 10월∼96년 9월)에 총 3백87억마르크(약 20조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독일내 9위의 기업으로 부상한 티센은 특히 엘리베이터분야에서 강세(전세계 6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94년 이후 매년 3∼5%씩 인원을 감축하는 등 감량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 3백여개 업체에서 12만3천여명의 종업원이 재직중이다.

티센그룹의 사업영역은 재료, 산업부품, 시스템 등 크게 3개 분야인데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자동차산업, 부품산업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업과 철강업, 그리고 무역서비스업 등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통신과 부동산업에 신규 진출했다.

아시아지역의 시장점유율은 5% 수준으로 아직은 미미한 편이나 티센의 세계화전략에 따라 점차 중요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를 반증하듯 3년 전부터는 티센그룹내 여러 계열사의 경영진회의가 홍콩, 북경, 서울에서 이뤄지는 등 아시아는 이미 티센의 미래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티센그룹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시초인 티센제철을 말할 수 있는데, 철강분야에서의 매출이 전체매출 가운데 18%에 이른다. 자동차산업에 소요되는 각종 철강재와 여러 신소재의 개발, 적용은 티센그룹이 오늘날 각 산업분야에서 돋보이게 된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철기술은 국내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석탄플랜트설비에 도입됐으며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이미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산하의 계열사들은 고객만족 지향주의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으며 사업의 다각화와 지역분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티센그룹은 3개의 사업그룹 가운데 산업 및 자본재분야의 경우 엘리베에터, 에스컬레이터사업은 유럽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항공기 탑승교는 유럽 대다수의 공항에 설치되는 등 세계 제일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티센은 이와 함께 독자적으로 자동차사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자동차생산 조립라인을 비롯 엔진가공라인 설비, 철강소재 부품, 기타 자동차구성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신소재 등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품목들이다. 자동차 차체 생산기술은 철강 재질부터가 다르고 차체 강판의 레이저 용접기술이 탁월해 미국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룹 전체의 매출 가운데 독일내의 비중은 53%에 이르나 전세계 80여개국에 걸쳐 현지생산을 확대하고 지점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세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시장별 매출포션을 보면 독일이 53%로 가장높고 EU시장이 21%, 북미 14%, 동유럽 5%, 아시아 5% 등의 순이다. 티센은 특히 북미시장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내 티센 계열사인 「Thyssen Budd Automotive Group」이 미국 자동차산업 빅3에 철강수출, 생산시스템, 부품 등의 면에서 막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티센 아우프쥐게(Aufzge)사의 경우는 폴란드를 비롯, 아르헨티나, 칠레 등 해외거점이 전세계에 26개에 이르며 중국에도 엘리베이터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95년에는 호주의 엘리베이터사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의 US엘리베이터사와 프랑스의 CG2A사를 인수했다.

티센은 이처럼 세계화전략을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는데 지난 4월 초 세계화전략의 한 방안으로 전세계적으로 커다란 화제가 됐던 독일내 제철분야의 2인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크룹제철(Krupp Hoesch)과 각각 60%, 40%의 지분으로 티센-크룹제철이라는 이름으로 합작사를 설립, 일본제철에 이어 세계 3대 철강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티센은 한때 기업풍토가 지나치리만큼 관료주의적이고 보수적이었으나 지난해 신임 포겔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철분야는 물론 그룹 전반에 걸쳐 대대적으로 기업문화에 대한 혁신을 추진, 21세기에 대비한 미래지향적 기업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티센의 한국진출은 국내 굴지의 공작기계업체인 화천기계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자동차 제조시스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 13일 광주에 공장을 완공했다. 또 지난 2월에는 LG산전과 항공기 탑승교와 관련해 기술제휴를 체결, 신공항 건설사업에도 참여할 뜻을 보이고 있으며 기타 아시아지역의 업체들과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함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부문의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시아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제철, 선박부품, 단조품, 철도차량부품, 차체운반장치 등의 한국 수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영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