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무비에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게임분야의 폭력및 선정성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인터렉티브 선풍이 한 풀 꺾이면서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됐던 잔혹한 폭력및 성적(性的) 묘사가 새로운 인기 장르인 시뮬레이션과 슈팅부문에서도 여전하고 특히 피가 튀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노골적인 표현보다는 간접적인 폭력성향으로 감추어져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공연윤리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96 심의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1천8백80편의 게임물을 심의한 결과 국내 10편, 국외 45편등 모두 55편이 「수입 불가판정」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85% 이상이 지나친 폭력과 외설에 해당한 것이며 약 16%는 복식 언어 사물등 일본 상징물이나 일본 관습을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륜의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잔혹한 내용과 외설 장면을 삭제한 것도 많아 전체적인 폭력성과 선정성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수입 불가 판정을 받은 대표적인 작품은 「퀘이크」와 「헥센」. 이미 잔혹장면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둠 시리즈」 후속작인 「퀘이크」는 다양한 적들을 잔혹하게 살상하는 3차원 액션게임이다. 사람과 동물을 상상할 때 피가 튀고 방법도 잔인, 오히려 「둠 시리즈」를 능가하는 잔혹 폭력을 사실감 있게 묘사햇다는 평을 받았다. 「헥센」 역시 피튀기는 장면 과다, 잔혹장면 과다의 이유로 수입 이 반려됐다.
공륜에 따르면 직접적이고도 충격적인 폭력 장면은 인터넥티브 무비에 비해 슈팅물이나 시뮬레이션물에선 다소 줄어들었다. 실제로 끔직하게 녹아내린 인간의 시체나 목을 칼로 베어버리고 심지어 심장을 뚫어버리는 장면이 묘사된 「윙코맨더 시리즈 3,4」와 인육을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 「가브리엘 나이트 2」, 길로틴에 목이 잘리는등의 잔혹 장면이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환타스 마고리아 1,2」등에 비해서는 잔혹성이 덜하다는 것이다.
공륜은 심의를 통과한 3차원 격투 게임 「버추얼 파이터 시리즈」 「배틀 아레나」 「파이팅 바이퍼즈」등의 경우 직접적으로 피가 튀지는 않아도 칼로 상대를 가격하는등 폭력성이 지나쳐 「연소자 관람불가」등급을 매겼다.
그러나 공륜은 이런 장르의 게임이 「직접 폭력」 대신에 「간접 폭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버추얼 파이터」나 「배틀 아레나」등은 모니터상에서 상대방을 진짜로 가격하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성인물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제작된 타이틀중 지나친 음란 선정성으로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 「에로뱅크」 「섹시 카지노」등 10편에 이른다. 외국물의 경우 동성애, 체모노출등을 지적 받은 「픽셀 오브 패션 1」 「닉 스틸」을 비롯,모두 13편이다.
공륜은 심의 작품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형태의 성인용 어드벤쳐 게임인 「비너스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그간 에로배우들이 연기하는 실사 동영상을 바탕으로한 합성게임이 주류를 이뤘던 국내 시장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공륜은 이런 형태의 타이틀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올해에는 「미소녀 게임」이라 불리며 만화형태를 도입한 변태, 퇴폐적인 일본 게임이 본격적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공륜의 심의 결과와 관계 없이 각종 게임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퀘이크」를 비롯, 「수입 불가」 판정을 받은 작품일 지라도 일반 상가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심지어 「불가」 판정을 받은 작품만을 따로 묶어 은밀히 거래되는 일도 다반사란 것이다.
「심의 따로 유통 따로」인 현실은 잔혹한 폭력성과 선정성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게이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