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가가 경쾌해져 따라부르기 좋아요.』 『테이프를 틀 때보다 늘어지는 느낌이 없어서 좋아요.』
최근 서울 숭곡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조회시간에 부르는 교가나 행사음악이 더없이 경쾌해졌음을 즐거워한다. 그도 그럴것이 학교 교가는 컴퓨터 음악인 미디를 이용해 더욱 장엄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이 들게 다듬은 곡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번 복사과정을 거쳐 음질이 떨어지는 피아노 반주곡을 말끔하고 경쾌한 컴퓨터 음악으로 개작해 어린이들의 느낌은 더더욱 좋을 수밖에 없다.
이 학교의 교가, 행사노래 편곡작업은 현재 컴퓨터 음악학원을 경영하고 있는 「컴퓨터 뮤직아카데미」의 홍창학 부장이 추진했다. 수영선수인 조카 때문에 학교를 방문했다가 너무도 열악한 학교음악 실태를 보고 자발적으로 나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홍 부장은 생활주변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음악이 형식적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한다.
이같이 교가나 행사음악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것은 학교를 대표하는 교가가 30~1백년 가까운 시간을 그대로 답습할 뿐 시대 변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 특히 일부 학교는 작자 미상인 경우가 있거나 교가 관리가 안돼 음악 작곡 규칙에도 맞지 않는 곡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홍 부장이 편곡하는 작업은 어린이들 성량을 고려하지 않고 작곡한 노래의 박자를 적절하게 조정하거나 교가나 행사노래를 원작자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정해주는 것. 여러 악기를 동원한 오케스트라 연주도 컴퓨터에서는 쉽게 만들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컴퓨터 음악으로 교가 편곡작업을 마친 학교는 수원 신풍초등학교, 병점초등학교를 비롯해 전국 28개교, 초등하교 27개교에 중학교 1개교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개교 1백주년을 맞아 교가 편곡작업을 마친 강릉초등학교도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교육개혁 사업 일환으로 학교에 많은 금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부분이 인터넷이나 컴퓨터 등에 집중될 뿐』이라고 말하는 홍 부장은 정보화 열풍 못지 않게 어린이들이 직접 따라부르는 교가나 행사 등 기초적인 부분 역시 적절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햄버거 등의 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해 있고 HOT, 룰라의 노래를 천연덕스럽게 따라부르는 90년대 어린이들에게는 허술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반주, 행사가에 큰 의미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 씨는 앞으로 교가는 물론 국경일에 부르는 각종 행사음악과 행진곡 등을 CD 한 장에 담아 각 학교에 배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보관이 거의 영구적이고 음질이 뛰어난데다 음악도 어린이들의 관점에 맞춰 쉽게 편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금까지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무료로 제작해 배포했으나 함께 작업을 추진할 사람을 찾아 전개할 예정이다.
문의 418-7740.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