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가 중국,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 성장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쪽으로 해외 가전시장 전략을 전개하면서 최근 들어 더욱 취약해진 선진시장에 대한 사업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3사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이제 단순한 가전제품 판매확대로 시장을 넓히는 것이 무의미하며 이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보고 제품운영이나 마케팅, 현지생산 전략 등을 다시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시장에 대해 올해부터 「simply samsung」을 내세운 파워브랜드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단기간의 판매확대나 이익추구보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선진기업과 동등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데 역점을 두고 선진기업과 동시에 차세대 제품을 출시하거나 전사 차원의 광고판촉 및 대단위 스포츠 후원, 선진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제휴 등을 펼치고 있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정보통신기기분야에서의 올림픽 공식 후원사 계약을 체결하고 인텔과 전사적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 등은 삼성의 이미지를 상위권으로 올려놓기 위한 주요 수단들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와 타이틀도 일본기업과 동일한 시점에 미국시장에 내놓았다. 전자레인지에 대해선 올해 미국시장에서 1백만대를 자가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 파워브랜드 전략을 전개하고 있으며 미국 내 고급시장을 겨냥해 곧 명품 플러스원TV를 진출시킬 계획이다.
EU지역에선 스페인에 VCR공장 외에도 룸에어컨과 전자레인지 공장을 추가로 연내에 가동시켜 영국 윈야드에 이은 지역 내 제2의 생산기지화하는 한편 브랜드 고급화 쪽에 마케팅의 주안점을 두기로 했으며 일본시장에선 아키하바라 전자시장 진출을 계기로 고급형 삼성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는 올 들어 북미시장에서 컬러TV, VCR 등과 같은 영상 가전제품에 대한 판매를 제니스전자로 이관해 직접적인 시장경쟁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EU시장에선 현지생산 제품을 고급모델로 전환해 저가제품의 현지생산은 중단키로 했다. 대신 저가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아 구색을 맞춰나갈 계획이다. 일본시장도 대량 판매가 이루어진다 해도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보고 당분간 고급제품 위주의 테스트 마케팅을 펼치고 그 역량을 성장시장 쪽에 집중키로 했다.
대우전자는 그동안 OEM 수출에 주로 의존해온 일본시장에 대한 수출전략을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 판매로 전환, 5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대우(DAEWOO)」와 「다커스(DACUS)」브랜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유럽시장에선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EU지역에서 생산중인 일부 제품 또는 공정을 폴란드 등 인근 동구권 국가로 이전시켜 유럽시장에서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가고 있다. 미국시장은 종전대로 멕시코 가전공장의 생산력을 확대 강화해 공략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비스체계를 보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