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세트톱박스 「위성과외」 特需 예고

오는 8월25일 전파를 발사할 예정인 EBS 위성과외방송으로 인해 무궁화위성용 디지털세트톱박스 시장에 때아닌 활황이 예고되고 있다. EBS 과외위성방송이 고등학교(위성1채널), 초등학교 및 중학교(위성2채널)라는 특수 수용자군을 대상으로 이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트톱박스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궁화위성용 세트톱박스를 개발완료하고 잠정휴업상태에 들어갔던 가전업체들이나 해외수요를 중심으로 세트톱박스사업을 이끌어왔던 전문업체들은 최근 전체물량 및 원자재소요량 계산에 분주한 상태다.

이들 업체의 움직임은 지난해 7월1일 KBS가 2개채널에 대해 무궁화위성 디지털시험방송에 나섰던 당시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지난해 7월 KBS가 디지털시험방송에 나섰을 당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현대전자, 대륭정밀 등 무궁화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 제조업체들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이나 가전대리점 전시용 등 맛보기 형태의 제품출하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EBS위성과외방송에 대해 국내업체들은 분명한 내수시장 겨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궁화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나 안테나를 개발했던 업체들뿐 아니라 건인(대표 변대규) 씨티아이(CTI) 등 일부 전문업체들도 자사 이미지제고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세트톱박스업체들은 EBS위성과외방송이 8월25일 전파를 탈 경우 3단계에 걸친 수요발생을 예측하고 있다.

EBS위성과외방송의 시청 주대상층인 일선 초, 중, 고등학교와 학원사업자 등의 세트톱박스 구입이 첫째이다. 당초 정부는 가전업체 무상지원에 따른 세트톱박스 구입방침을 정했으나 가전업체들의 적극적인 의사표명이 없자 국비로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교육부는 EBS위성과외방송의 수신을 위한 장비구입예산을 지방교육 교부금 형태로 각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상태이다.

각시도 교육청이 조달청 입찰을 통해 세트톱박스를 구입할는지 일선 초, 중, 고교에 직접 예산을 내려보내 구입할지 아직 최종결정된 것은 없다. 그러나 일선 초중고가 1만5백여개에 달하는데다 분교를 합할 경우 최소 1만1천대의 세트톱박스 수요가 창출될 것은 확실하다.

이와 함께 잠재적인 수요에 그치고 있지만 입시학원들의 세트톱박스 구입도 예견되고 있다. 입시학원들로서는 EBS위성과외방송이 수능시험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시장은 EBS위성과외방송이 SCN(Space Cable Network)방식으로 케이블TV방송이나 중계유선방송에 의해 재전송되는 경우다. 1차SO와 2차SO, 중계유선을 합할 경우 최소 1천여대 이상의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다솜방송, 마이TV, 두산수퍼네트워크 등 3개 케이블TV 교육채널을 포함해 케이블TV방송협회 등이 강력반발하고 있어, 케이블TV에서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하지만 중계유선방송이 이를 수용해 전송할 경우, 케이블TV도 가입자의 요청으로 방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시장이 DTH(Direct To Home)시장이다. EBS위성과외방송이 DTH시장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기여할지 아직까진 불명확하나 경제수준과 높은 교육열을 고려할 경우 올해 말까지 1만여대 수요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EBS위성과외방송이 전파를 타는 시점에 맞춰 국내 수신기업체들이 세트톱박스를 출하할수 있을 것인가이다. 국내 수신기업체들은 『일선 초, 중, 고교의 수요는 맞출수 있을는지는 모르나 입시학원이나 2차 및 3차수요에 대응이 불확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무궁화위성방송이 첫전파를 탈때 국내 수신기업체들은 한정된 소요량에 맞춰 원자재를 확보했고 국내수요의 정체가 지속되자 그마저도 수출용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설사 세트톱박스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당장 발주한다 해도 납기지연이 상당기간 지속되는데다 EBS위성과외를 제외한 수요가 밝지 못하기 때문에 재고로 남을지도 모르는 원자재 확보에 적극 나설 업체들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때문에 EBS위성과외방송의 여파에 따라 국내 수신기업체들에 골칫덩어리로 남아있던 세트톱박스는 당분간 품귀현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