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의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데스크톱PC의 발빠른 고급화에 편승해 노트북PC도 고성능 추세가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해도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간의 기술격차는 평균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유지해 왔으나 올들어 이러한 격차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노트북PC에 신기술이 속속 채택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선 PC제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초 PC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멀티미디어 기반 기술의 MMX칩을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에 이어 잇따라 출시됐다. 이에따라 노트북PC는 데스크톱PC의 대체용으로 급부상하면서 데스크톱PC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까지 이르고 있다.
현재 국내 노트북PC시장은 펜티엄 1백33MHz 및 1백50MHz CPU를 탑재한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조만간 MMX칩을 탑재한 고성능 멀티미디어 노트북PC에 그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연말경에는 펜티엄 2백MHz CPU에 이어 이달부터 데스크톱PC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펜티엄Ⅱ급 프로세서의 성능과 맞먹는 2백33MHz CPU인 필라무크(코드명)도 노트북PC에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PC의 가시적인 기술변화는 무엇보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10.4인치 LCD가 점차 퇴조하면서 12.1인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가 급부상, 현재 노트북PC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노트북PC의 대형화추세는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올 하반기에는 그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3.3인치 및 14.1인치 LCD가 노트북PC에 적용되기 시작해 노트북PC의 초대형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부분도 대용량화 추세는 마찬가지다. 현재 노트북PC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메모리 및 하드디스크 용량은 각각 16MB와 1GB. 최근 일본 NEC에서 발표한 노트북PC 규격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하드디스크 및 메모리 용량은 불과 몇 년사이에 엄청나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당장 내년에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현재의 1GB 보다 4배나 많은 4GB로, 오는 2000년에는 8GB로 급증한다는 것이다. 메모리도 내년에 32MB를 거쳐 오는 99년에는 64MB의 용량이 일반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트북PC 기술동향과 관련, 가장 민감한 부분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CD롬 드라이브. 기존 노트북PC에 일반적으로 적용되어 온 6배속 CD롬 드라이브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10배속은 물론 12배속 혹은 16배속까지 노트북PC에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노트북PC에 사용가능한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 드라이브도 선보여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노트북PC에 탑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CD롬이나 DVD드라이브는 노트북PC에 멀티미디어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는 있지만 노트북PC의 이동성 및 가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CD롬이나 DVD드라이브를 대체할 수 있는 1.8인치 ZIP 드라이브를 탑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기술의 발전은 PC메이커들로 하여금 커다란 고민에 빠져들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멀티미디어기능을 내장할 경우 노트북 PC의 강점인 휴대성이 취약해지며 반대로 휴대성을 강조할 경우 컴퓨터의 기본기능인 멀티미디어기능을 탑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앞으로 노트북PC는 멀티미디어기능의 강화로 성능면에서는 데스크톱PC를 대체해 고용량, 고속화, 대형화하는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따라서 노트북PC의 가격은 고가로 치달으면서 노트북PC 본래의 색깔인 휴대성은 크게 퇴색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비해 PC업체들은 노트북PC의 고성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격은 대폭 낮추고 휴대성을 강화한 기술개발에 주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