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39);자원메디칼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해 제값 받는 제품만을 만들겠습니다.』

신생 전자혈압계 전문업체인 자원메디칼 박원희사장의 유일한 목표다. 박사장은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한국산은 제 값 받고 팔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실제 수출에 뛰어 들면서 이같은 인식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했다고 한다. 품질은 세계 최고로 불리는 일제보다 오히려 앞서는데 가격은 20~30% 이상 싸야만 팔리더라는 것.

이같은 현실에 비애를 느낀 박사장은 한국산도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작정했다. 제조업체 뛰어든 이후 앞으로도 철저히 고수할 원칙이다.

자원메디칼이 개발, 판매중인 전자혈압계는 크게 5종. 병원용(모델명 FT300A), 헬스용(모델명 FT300B), 일반용(모델명 FT200) 및 가정용(모델명 JA1000/500) 전자혈압계 등이다.

병원용의 경우 마이크로컴퓨터를 내장, 커프(완대)에 가해주는 압력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며 세계 최초로 혈압, 맥박 외에도 비만도, 심장심부담, 말초혈관 저항도 등을 동시에 측정해 프린트 아웃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제품이다.

또 헬스용은 최고, 최저, 평균혈압 외에도 맥박 및 비만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으며 일반용은 은행, 약국, 증권회사 및 공공기관 등에서 고객 및 민원인에게 혈압측정서비스를 해줄 수 있게 설계됐다.

이와 함께 가정용의 경우 기존의 커프방식을 채택한 퍼지형으로 측정 오차가 적어 실제 일본 제품과 대등한 가격을 받고 있는 등 시장에서 고가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자원메디칼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성공적으로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판단한 박사장은 국내, 외를 제집 드나들 듯 하며 기술 확보에 주력,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혈압계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파라마테크사를 알게 됐고 끈질긴 노력끝에 93년 이 회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자원메디칼은 지난 85년 원메디칼교역이라는 의료기기 수입 판매업체로 출발했다. 박사장 또한 X레이 분야에만 20년 가까이 종사해 온 X레이 전문가이다. 한참 경기가 좋을 때는 돈도 꽤 모았다.

그러던 박사장 제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0년 이후.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자기 제품과 기술을 갖지 못하고는 전부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어렵게 원천기술을 이전받은 박사장은 3년 이상을 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해 오히려 기술 제공자인 파라마테크사 제품보다 더 성능이 좋은 제품을 생산해 냈다.

그 후 일본으로 매달 상당량을 역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보다 수출을 통해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그 후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올초 국내 유수의 의료용구 업체인 솔고사와 판매에 관한 제휴를 맺고 가정용 전자혈압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말 참가한 독일 국제의료기기전시회(MEDICA)에 처음 참가해 이들 제품을 선보인 이후 세계 50여개국 바이어들로부터 딜러 계약 및 제품 공급 요구가 쇄도하고 있는 것.

지난해 말 설립한 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 국내 최초로 손목형 전자혈압계와 귓속형 체온계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최근 ISO 9000시리즈, UL인증, CE마킹 획득을 완료했으며 FDA 등 수출에 필요한 모든 인증 획득을 올해 안으로 마칠 계획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