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상반기 행망용PC 입찰결과 분석

컴퓨터업계의 최대관심사였던 올 상반기 행전전산망(행망)용 및 교육망용 PC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지난 13, 23일 두차례에 걸쳐 16개 업체가 1차 낙찰업체로 선정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번 입찰은 물량면에서 사상 최대규모인데다 행망용PC 규격의 고급화, 조달시장개방으로 인한 국제입찰 도입 등 과거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국제입찰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돼 동일한 PC모델을 대상으로 2회에 나누어 행망입찰이 실시됨에 따라 입찰가에 대한 정보유출 우려로 인해 조달청과 참가업체들간의 신경전과 눈치작전이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기도 했다.

실제 이번 입찰에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을 비롯해 뉴텍컴퓨터, 성원정보기술, 큐닉스, 선두시스템, 케스타 등 중견 및 중소기업 등 21개 업체가 참가해 활발한 수주전을 펼쳤다.

이번 입찰은 23만대 규모의 국내입찰과 2만5천대의 국제입찰을 비롯해 10만대의 교육망과 함께 노트북 PC 1만대 등 예상공급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26만5천대에 달해 관련업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며 입찰의 세분화로 낙찰업체 수가 그만큼 많아져 참가업체들의 관심은 증폭될 수 밖에 없었다.

행망용PC 규격의 고급화는 행망입찰에 있어서 올해 가장 큰 변화로 꼽히고 있다. 펜티엄PC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1백20MHz CPU와 8MB 메모리 보다 두단계 이상 고급화된 1백66MHz CPU, 16MB 메모리, 12배속CD롬 드라이브를 기본규격으로 채택, 일반 유통시장의 주력기종과 거의 같아지면서 그동안 민수시장과 행망시장으로 이원화된 국내 PC시장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도 예년과 다름없이 덤핑입찰이 그대로 재연돼 행망용PC 입찰환경은 바뀌어가고 있지만 최저가입찰은 여전히 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3일에 실시된 국내업체들을 대상으로한 입찰에서 데스크톱PC의 경우 낙찰가가 최고 88만원에서 최저 77만6천6백원, 국제입찰에서는 최고가가 이보다 낮은 85만2천5백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트북PC는 1백40만원에서 최고 1백55만9천8백원으로 일반 시중 유통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낙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펜티엄프로PC도 낙찰가가 최고 1백30만3천5백원에서 최저 1백19만9천9백원으로 결정돼 일반 데스크톱PC에서 나타난 덤핑입찰현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번 입찰공급권을 획득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행망PC 규격은 한층 좋아진 반면 낙찰가는 지난해와 거의 동일한 가격대로 결정돼 올해도 손해를 보면서 공급해야 할 형편』이라며 『제조원가 수준에 맞추려면 적어도 1백15만원대는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행망용PC 입찰은 대규모 공급물량과 PC규격의 고급화, 국제입찰도입 등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지만 덤핑입찰로 인한 PC가격 인하 경쟁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커 PC공급업체들에게는 예년보다 더 큰 시련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