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가 공동으로 폐가전제품을 회수, 처리하기 위해 추진해 온 폐가전제품 리사이클링센터 건립이 벽에 부딪쳤다.
28일 관련단체및 업계에 따르면 전자산업진흥회와 가전3사는 폐가전 제품을 공동으로 회수, 처리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권역에 리사이클링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 폐가전품 회수처리사업단을 발족시켰으나 수도권 지역의 경우 민간 재활용업체들의 반발로 센터건립이 보류됐으며 나머지 지역도 가전3사가 출연하는 간접투자 방식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다 기업 자체내에서 소화해야 할 지출 처리항목(계정)도 없고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센터건립은 난항을 겪고 있다. 또 가전3사가 출연하는 폐가전품 리사이클링(주) 설립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전자산업진흥회와 가전3사는 이에따라 간접투자 방식으로는 리사이클링센터 건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각사별로 단독투자해 건립한 후 이를 공동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의견을 모으는 등 다른 대책을 강구중이다.
즉 삼성전자가 중부권, LG전자가 영남권, 대우전자가 호남권에 각각 폐가전품 리사이클링 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이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선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올해말 완공 예정으로 최근 2백10억여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에 1만2천5백평 규모의 중부권 지역 리사이클링센터 건설에 나섰으며 LG전자와 대우전자는 내년말까지 리사이클링 센터를 완공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리사이클링 센터를 각사별로 건립함으로써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내기가 쉽지 않아 자칫 각 회사의 리사이클링 전담센터로 변모해 당초 의도했던 폐가전품 공동 회수, 처리사업에 차질을 빚을 우려를 안고 있다. 또 일부 관련단체에선 최근 가전업계의 이러한 폐가전품 회수, 처리 사업에 대해 다시 상품화할 수 있는 것까지 폐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지적하는 등 반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리사이클링 센터 운영을 통한 가전업계의 폐가전 회수, 처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폐기물 예치금 제도가 오히려 확대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제도개선 없이는 폐가전 회수, 처리 공동사업이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는 올해부터 냉장고가 폐기물 예치금 부과대상 품목으로 추가 지정됨에 따라 연간 1백20억원 이상의 예치금을 더 내야할 판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