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소재로한 우리영화가 제작붐을 이루고 있다.
씨네비전이 영화 <아버지>를 개봉한데 이어 <가족시네마> <가족> <이방인> <엄마 어렸을 적에> 등 가족소재의 우리영화가 잇달아 제작에 들어간 것.
박철수필름은 지난 1월 일본 최고권위의 아쿠다가와(芥川) 문학상을 수상한 제일교포 유미리씨의 소설 <가족시네마>를 영화화한다.이 회사는 일본과 한국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유씨의 소설 판권을 구매하기 위해 무려 17개 영화사와 경합을 벌인 끝에 출판사인 고단샤와계약체결에 성공했다.
<가족시네마>는 부모의 이혼으로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영화를 찍기 위해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잔잔하면서 감동적인 이야기. 박철수필름은 오는 8월부터 이 작품의 촬영에 들어가 연말쯤 개봉할 계획이다.
예영 프로덕션이 제작할 <가족>은 60년대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자화상을 보여줄 작품.미군부대 출신의 아버지(안성기)와 전통적인 사고방식의 어머니(이응경),개구쟁이 두 아들을 중심으로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담게 된다.
제작사측은 구멍가게,요강,몽당연필,구공탄,고드름,낡은 난로 등 지금을 찾아볼 수 없게된「그때 그시절」의 풍경을 통해 가난하지만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족들의 풍경을 그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가족>은 충무로의 로맨티스트로알려진 이명세 감독 연출로 명랑동화처럼 따듯한 분위기의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2000이 문승욱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긴 <이방인>은 태권도라는 이색소재를 통해 가족의 문제를 다루게 될 영화다. 외국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어린시절 집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간직한 그의 딸 유미, 아버지와의 불화로 방황하는 폴란드 청년 미하우등이 중심인물.씨네2000은 <이방인>의 유럽 수출을 겨냥, 폴란드의 영화사 MS필름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한편 프랑스의 메이저배급사 카날플러스의 투자를 유치했다.
씨네2000측은 서양인들에게 경외심과 호기심의 대상인 태권도를 부각시키고 있는데다 폴란드와 프랑스의 사전지원을 끌어낸 만큼,현재 폴란드 현지에서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중인 <이방인>의 유럽배급을 낙관하고 있다.
그밖에 이영재감독의 <엄마 어렸을 적에>는 중견작가 하근찬씨의 소설 「여제자」(81년작)를 원작으로 산골 초등학교에 부임한 총각선생과 열 여섯 사춘기 여제자의 순정을 그리게 된다
이같은 가족 소재 영화의 제작붐은 영화계에 부는 복고바람과 함께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만한 작품으로 중년층을 극장관객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충무로의 전략으로 보인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