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미래고객을 잡아라

가전업체들이 미래의 고객이 될 어린이, 청소년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해태전자 등은 헤드폰카세트, 유아용 게임기, 어학실습기 및 청소년용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미래 고객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아직 구매력이 불투명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첫째는 국내외 업체들간의 시장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라나는 세대들의 국산품 애용의식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어 이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회사를 홍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하나는 미래고객 가운데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제품 구매력을 갖고 있어 상품기획에 성공할 경우 예상외로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유아에서부터 중, 고등학생 및 대학생 등의 다양한 미래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고객들에게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심어주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어린이용 컴퓨터 학습놀이감인 「피코」. 피코는 3∼7세까지의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로 언어, 수리, 사회, 탐구생활 등의 내용을 접하게 함으로써 멀티미디어 환경에 익숙하게 하자는 취지로 개발됐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대학생들에게는 노트북PC를 싸게 판매하는 사업을 전개했으며 EBS와 공동으로 영어, 산수, 자연 등 가정용 과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헤드폰카세트에 대해 집중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LG전자는 「아하 프리」란 헤드폰카세트로 청소년들에게 자사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4년부터 아하 프리를 판매하면서 헤드폰카세트하면 일제를 떠올렸던 청소년들의 인식을 바꿨으며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또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모양으로 14인치 컬러TV와 전화기 등의 제품을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다.

해태전자는 청소년용 오디오인 「캐비 투」와 어학학습기인 「오디오북」 등을 개발해 학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엔 어린이 과학캠프와 대학생 해외 배낭여행 등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노래반주기 업체인 (주)아싸도 어린이용 멀티미디어 교육센터를 최근 개관하고 미래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이제 애국심에 호소해서 사업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