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사이릭스 등 인텔 호환칩 업체들의 잇따른 고성능 칩 출시로 세계 CPU시장에서 인텔의 아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들 제품의 채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인텔의 점유율이 사상최저인 50%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올해 국내 최대의 CPU특수인 행망, 교육망 등 정부 조달용 CPU시장에서 인텔보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호환칩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데다 그간 이들 호환칩 사용을 꺼려온 대형 PC업체들이 최근 MMX기능이 내장된 신제품을 중심으로 AMD와 사이릭스 CPU 채용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조달용 CPU시장은 올해 행정전산망용 13만개와 교육전산망용 10만개, 그리고 지난해 이월분 교육망용 13만개를 합쳐 모두 36만개로 단일시장으론 최대 특수다. 이 가운데 행망용은 1백66㎒ 제품 이상이고 교육망용은 1백20㎒ 이상인데 최근 삼성, 대우, 뉴텍, 삼보, 큐닉스 등 대형PC업체들이 非인텔 계열의 CPU를 채용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망용의 경우 AMD의 K5 1백66㎒와 사이릭스의 6×86 1백66㎒+ 제품의 채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교육망용은 인텔 펜티엄 1백20㎒ 제품을 AMD의 1백50㎒ 제품이나 IBM의 사이릭스 계열 1백33㎒+ 제품이 빠르게 대체하면서 인텔의 입지를 좁혀나가고 있다.
인텔은 이같은 호환칩 업체들의 약진에 대응해 1백66㎒ 제품 가격을 1백30달러선으로 낮춰 공급하는 등 특별가격 전략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 호환칩 가격에 비해 높은데다 본사의 승인 여부도 불투명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망시장인 1백20㎒도 이미 생산이 중단돼 현재 전 세계에 뿌려진 재고를 모아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가격경쟁력면에서 20∼30%의 열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업체들의 채용여부가 미지수다.
이밖에 올 하반기 이후 출시예정인 일반 데스크톱 및 노트북 PC에 그간 非인텔 계열의 호환칩 채용을 꺼려왔던 삼보 등 상당수의 대형PC업체들이 AMD, 사이릭스의 신제품 채용을 확정했거나 추진중이어서 호환칩 업체들의 국내 CPU 시장점유율은 올해 최고 50% 가깝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약 2백만개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CPU시장에서 그간 거의 90% 가까이를 장악해온 인텔의 점유율은 50%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AMD와 사이릭스가 각각 30%와 20%를 차지하는 약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CPU시장은 가격경쟁력이 중시되는 정부조달시장 판도가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호환칩 업체들의 제품이 가격 뿐만 아니라 성능면에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올 CPU시장은 전에 없는 혼전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