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에 나선 기아중공업(대표 김재복)의 행보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아중공업은 최근들어 대우 폴란드 현지 상용차 업체인 대우모터폴스카에 차량 변속기 10만대와 파워스티어링을 공급한데 이어 대우 체코 현지 상용차 업체인 아비아사에도 변속기를 공급키로 했다. 그뿐 아니라 대우자동차에는 쉬프트와 펌프 등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대우전자 우즈베키스탄 현지공장에는 프레스설비를 공급했다.
기아가 완성차 분야에서의 경쟁관계가 그룹 전 분야의 경쟁으로 이어져온 대우에 자동차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20여년 전 대우 맵시 승용차에 엔진을 공급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또 기아중공업은 최근 LG그룹으로부터 현재 건설중인 LG전자 영국 현지공장에 납품할 핸들링 및 용접용 로봇 등 6축 다관절 로봇 64대를 수주, 오는 11월까지 선적할 예정이다. 계열사인 LG산전도 모든 종류의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지만 LG그룹이 일부 기종에 있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의 로봇을 선택한 것은 블럭화가 심화되고 있는 업계 현실상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아중공업은 LG전자의 영국 현지공장 외에도 미국, 이란 등 현지공장에 지금까지 약 1백억원 규모의 산업용 로봇을 납품했으며 향후 이같은 해외 동반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아중공업은 쌍용그룹에 핵심 자동차 부품 납품계약을 추진,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국민차 프로젝트와 브라질 현지공장 건설시 자동차 엔진과 전용라인, 차체성형, 대형 프레스라인 및 산업용 로봇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아중공업은 중소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에는 더욱 적극적이어서 공작기계 부문의 경우 해외 전시회 참가시 부스 제공, 중소기업과의 OEM 제휴 확대 등을 통해 협력 수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기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해외 동반진출은 각사의 취약한 부문을 상호 보완하고 해외 업체와의 협력관계보다 국내업체간 협력관계가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며 『따라서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 공동이익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향후 다양한 분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