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의 컬러TV 생산 감축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 트랜스포머, 콘덴서, 저항기 등 컬러TV용 부품업체들은 최근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컬러TV업체들의 관련부품 구매량이 전체적으로 30% 가량 줄어든데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컬러TV 관련부품 수요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국내 컬러TV 생산업체들이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20인치 이하 저가모델의 생산을 대폭 줄이거나 해외공장으로 이전하고 25인치 이상의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제품 위주로 생산라인을 조정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호황을 보였던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로의 수출도 올들어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수출 부진에 따른 재고누적이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컬러TV업체들의 생산량 감축으로 컬러TV용 부품업체들의 매출도 지난 4월부터 줄기 시작해 최근에는 월 평균 매출액이 올초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고 있다.
대덕산업, LG전자, 청주전자, 새한전자, 벽산전자 등 단면PCB업체들은 이달들어 컬러TV 업체들의 주문이 올 초에 비해 30% 가량 줄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 확대 및 신규 거래선 발굴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트랜스포머 업계의 경우도 컬러TV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관련 매출이 30∼50% 가량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S社의 경우는 주 거래선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컬러TV 생산량을 크게 줄이면서 지난 4월부터 컬러TV용 트랜스포머 매출이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미치자 이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을 위해 세트업체들의 생산구조 및 생산량 조정작업의 정도를 파악하는데 힘쓰고 있다.
삼영전자, 삼화전기 등 전해콘덴서 업체와 각종 필름 콘덴서 생산업체들도 그동안의 경기하강 국면속에서도 그나마 버팀목이 돼온 컬러TV용 수요가 최근 들어 크게 줄어 올해 매출이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는 고사하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륙전자, 아비코, 한주화학, 스마트전자 등 대부분의 저항기업체들도 컬러TV분야에서의 주문이 평균 20∼30% 정도 감소하자 이 부분에서의 부진을 모니터, VCR시장에서 보전한다는 방침아래 관련 영업을 강화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국내 가전업체들의 컬러TV 수출액은 총 5억8천9백56만9천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8%가 줄었으며 특히 이 가운데 러시아로의 수출은 6천8백7만8천달러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61.3%나 줄어들었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