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 이번에 보낸 커맨드의 응답이 왔습니다.』
『그래요? 자세 데이터 있습니까?』
『위성체는 정상적으로 회전했지만, 아직도 위성체의 자세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은옥은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다시 위성체를 회전시킬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위성체의 연료의 소모는 많아질 것이고, 자세를 정확하게 잡는다고 해도 그만큼 수명은 단축되고 마는 것이다.
5도.
은옥은 다시 파라미터의 데이터 값을 변경시켰다.
더 이상 회전각을 크게 할 수 없다. 위성체가 한꺼번에 많이 회전하게 되어 지구를 지나쳐 버린다면 지금까지 한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위성체의 지향성 안테나가 지구를 감지해야지만 위성체는 자기의 방향과 자세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호 위성 발사 D-1.
허리케인의 존재 심각하게 부각.
아침 7시 케이프커내버럴 델타 발사 상황실에 들러 발사준비 상황과 기상 브리핑에 참석. 허리케인의 핵심 플로리다 동남쪽 약 1백20㎞ 해상까지 접근, 열대성 폭우와 최고 시속 1백16㎞의 돌풍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 확인.
진로 서북쪽으로 바뀌어 플로리다의 팜 해변과 베로 해변 중간에 발사예정일 오전 2시경 상륙할 것으로 예측. 케이프커내버럴 발사장의 발사당일 기상예보는 위성발사 조건에 맞지 않을 것으로 판단. 좀더 정밀한 기상상태 보고 요청.
좋지 않은 징후가 보임. 오늘밤 플로리다 중부지방을 통과할 것이 확실하다는 보고. 플로리다 주지사 동부해안에 일어날 해일과 폭풍으로부터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전을 위한 긴급대피 명령 발표.
그것은 곧 1호 위성의 발사 연기를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따라서 케이프커내버럴 발사장 종사자는 물론 코코아 해변 주민은 오전중으로 올랜도 쪽으로 전부 이동하라는 것이었다. 9시부터 예정되었던 위성 발사준비 회의는 허리케인에 대한 대비회의로 바뀌었다.
이미 여름철마다 찾아오는 허리케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막강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으로부터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발사준비 실무자들은 1호 위성을 탑재하고 있는 델타 발사체가 폭풍이 불어도 발사대와 부딪치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위성은 델타 발사체의 훼어링 속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폭우나 폭풍이 불어도 별 영향이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