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자동차산업 구조개편

고속 성장가도를 질주하던 자동차 산업계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산업을 견인하던 미, 일 등 선진국 시장은 이미 정체 단계에 돌입했고 신천지인 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 광맥을 찾기도 어렵다. 이대로 가면 중소 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유럽의 메이저들도 공장 폐쇄와 합병, 인수사태에 휘말리게 된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가장 큰 요인은 공급과잉이다. 지난해 1천5백만대였던 주인없는 자동차가 오는 2002년에는 2천만대로 늘어난다. 다시 말해 전세계 6백30여개 자동차 업체중 80여개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도 세계적인 공급과잉의 낙진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미 과잉설비와 임금인상, 수출시장의 무역규제 강화, 경쟁격화로 인한 코스트 상승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재 2백50만대인 자동차 생산규모를 오는 2000년까지 6백만대로 늘리기 위한 설비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급과잉 시대에는 덩치 큰 기업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며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가 구조개편 문제를 둘러싸고 난리법석을 떠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위기감에서 출발한 것이다. 물론 이번 파문의 진원지는 삼성이나 오래 전부터 완성차업체들은 내부적으로 구조개편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구조개편에 따른 이해득실을 나름대로 저울질하고 있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과 구조개편」이란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심화와 신규업체의 진입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향후 5년내 국내 자동차업체는 2,3개 업체로 통합되거나 선진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 시간이 문제지 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은 필연적인 것 같다. 우리의 자동차업계도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지각변동에 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