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화하는 중국 전자시장 (4);홍콩 반환

중국은 지금 홍콩반환을 기념하는 축하행사로 떠들석하다. 전국 어느 거리에나 축하 프랜카드와 홍콩 반환일을 카운트다운하는 「D- x」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으로는 홍콩반환이 어떤 돌발사태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있다는 점에서 북경 천안문 등에서는 경계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홍콩의 반환은 식민지시대의 종식이라는 역사적 의미 이외에도 중국경제 도약의 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중국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하다.

표면적으로 중국정부는 홍콩반환에 따른 체제변화는 없다고 누누히 강조한다. 국가경제무역위원회의 于游씨도 『홍콩은 원래부터 중국 땅」이었기 때문에 홍콩 반환으로 인해 별다른 정책변화가 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업체들도 우선 당장 현행체제를 급격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특성상 무한정 홍콩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서서히 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 중국본사의 이필곤 회장은 『홍콩반환 이후 제도나 경제시스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앙정부와 홍콩의 관계설정,환율문제 등 부분적인 변화는 불가피하게 있겠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우려의 시각도 없지는 않다. 심천에 있는 해태전자 중국공장의 송구영 사장은 『홍콩반환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하튼 세계적인 무역항인 홍콩의 접수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자본주의 도입을 보다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현지의 한국업체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미 무역의 상당부분을 홍콩을 통해 달성하고 있는 중국이 홍콩의 뛰어난 무역,금융 부문의 노하우를 수혈받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주해에 현지공장을 갖고있는 성문전자의 신동렬 부회장은 『중국이 그동안 제조부문에서는 놀라운 발전을 해왔지만 자국제품을 판매하는 능력은 여전히 뒤떨어졌었다』며 『홍콩반환은 중국의 무역부문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홍콩반환은 특히 중국 전자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산업인 전자산업의 경우 기초산업과 달리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 자체의 생산노하우와 홍콩의 마케팅 노하우를 결합할 경우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다 이미 최대의 중국투자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홍콩의 대중국 투자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의 반환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 중국본사도 『홍콩반환에 따른 별다른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홍콩의 반환이 중국 산업활성화에 기여하고 자본주의 도입을 가속화할 경우 중국 내수 시장에서 국내 전자업체들의 활동 영역은 그만큼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현재 국내기업들이 중국시장에 대한 판매를 대부분 홍콩을 경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