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탐방] 서울 중앙여고 성재수 교사 재활용방안 눈길

폐기대상인 구형 XT급 컴퓨터를 중고등학교 과학실험실에서 유용한 실험기자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서울 중앙여고의 성재수 교사는 서울시 과학전람회에 출품한 「구형 컴퓨터를 재활용한 MBL(Micro-computer Based Laboratory) 인터페이스 개발연구」에서 컴퓨터 교실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한 수십만대의 XT급 컴퓨터를 과학실험기자재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MBL 인터페이스는 속도나 가속도 마찰력 및 질량과 가속도의 관계, 자유낙하, 역학에너지 보존 등 눈으로 형상화하기 힘들고 실험실에서의 잦은 오류로 큰폭의 오차가 생기는 과학실험에 XT컴퓨터를 이용함으로써 짧은 시간에 이론과 실제가 일치하는 실험결과를 즉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특히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에서 다루게 되는 포물선운동 분석과 단진동운동, 비탄성 충돌, 용수철 진자운동 등 실험기자재가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한 이론들을 가시화함으로써 더욱 실증적인 과학실험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성 교사는 IBM PC에서 쓰지 않는 패럴렐 시리얼 포트를 이용해 외부에서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필요한 제어를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카드를 제작했다.

센서부와 인터페이스부 제어 및 데이터 입출력을 맡게 되는 컨트롤러카드는 범용 프로그래머블 병렬 인터페이스 칩인 「8255」를 사용, 아날로그 디지털 변환장치 등을 직접 연결해 작동시키거나 릴레이를 연결해 모터 등의 제어를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성 교사가 폐기대상인 XT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6년 여름 서울시 과학교사 해외연수진에 선발돼 미국 아이오와대학에 다녀오면서 부터다. 연수기간중 컴퓨터를 활용한 과학교육에 깊은 감명을 받아 국내 실정에 맞는 실험기자재 개발 필요성을 느끼고 제작에 착수했다.

특히 미국 과학교육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매우 고가인데다 서로 호환성이 부족하고 물량조달면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이 발견돼 직접 인터페이스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

『XT컴퓨터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정밀한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데이터 처리부문에서도 계산과 그래픽 등 다양한 처리가 가능하고 학습흥미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재수 교사는 자원 재활용과 학습효과 면에서 모두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이 장비가 과학자들의 사고력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보다는 물리개념과는 무관한 「요리서적」식의 지시만을 하는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컴퓨터를 교육에 이용하는 사례는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처리와 평가문항의 분석, 교무업무에 사용되는 CMI(Computer Managed Instruction)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 머물러왔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