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주력 시외교환기인 TDX-10A가 개인휴대통신(PCS)식별번호인 016과 지능망서비스 식별번호인 16X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국내 식별번호관리체계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과 PCS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은 최근 PCS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일반전화망(PSTN)과의 연동시험 과정에서 TDX-10A 시외교환기가 016과 16X를 분리 처리하지 못하는 기능상의 중대한 결함을 발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같은 결함은 한국통신프리텔의 PCS가입자에게 전화를 걸었는 데도 지능망서비스로 연결되거나 거꾸로 지능망서비스(신용통화서비스 161, 가상사설망서비스 166)를 이용하려고 할 경우 PCS가입자에 연결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어서 최악의 경우 식별번호 변경도 고려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문제의 발생원인이 국내 교환망 운영체계와 연관돼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식별번호관리체계와 교환망 운영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한국통신의 시내교환기가 0으로 시작하는 타망 접속번호를 시외교환기로 전달할 때 운영편의를 위해 0을 삭제하고 전달, 시외교환기가 016-NXX-XXXX 형식의 PCS가입자번호와 16X-XXX-XXXX인 지능망 번호를 동일하게 취급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1XX계열 특수번호는 시외교환기를 경유하지 않고 있으나 지능망서비스는 전국서비스 운영을 위해 TDX계열 시외교환기를 경유해 지능망시스템에 연결되는 체계를 갖고 있어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은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시내교환기에서 시외교환기로 번호가 전달될 때 0을 삭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TDX-10A교환기의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안, 한국통신프리텔이 1XX, 6XX 계열의 2백개 국번을 사용하지 않는 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국번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한국통신프리텔이 다른 PCS사업자에 비해 운영할 수 있는 국번이 현저히 줄어들 뿐 아니라 16X계열 식별번호도 161, 166 외에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해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통신 한 관계자는 『이전의 시외교환기였던 TDX-10기종은 번호가 같아도 서비스 종류에 따라 신호를 분리 처리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으나 시외교환기를 TDX-10A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이 기능을 제외시킨 것 같다』고 분석하고 『SW개발업체인 삼성전자에 SW수정이 가능한지 질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