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3사, 마스크롬 수요 위축.... 관련업계 고전

반도체업체들의 마스크롬사업이 수요감소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

데이터 읽기 전용 비휘발성 기억소자의 하나인 마스크롬은 집적도가 높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성을 인정받아 업계의 관심도 높았으나 전세계적으로 마스크롬 수요를 주도해 왔던 가정용 게임기의 게임소프트웨어가 닌텐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CD롬 형태로 바뀌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마스크롬 수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왔던 노래방기기 시장도 지난 몇년간 정체기를 맞고 있는 데다 HDD방식, 비디오CD방식을 이용한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임에 따라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최근에는 데이터 읽기는 물론 쓰기도 가능한 비휘발성 플래시메모리 고집적, 고속 제품이 속속 선보이면서 휴대형 통신기기와 프린터 등에 사용돼 온 마스크롬의 일부를 대체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수요 위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도 마스크롬을 포함한 MOS롬의 전체수요는 지난 95년 19억6천만달러를 정점으로 오는 2000년에는 9억3천만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LG, 현대 등 국내 반도체 3사의 마스크롬 매출도 급감하고 있으며 일부업체는 향후 경기 불투명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마스크롬사업을 전개해 왔던 삼성전자는 급격한 물량감소로 인해 수요처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게임기용으로 공급해 왔던 마스크롬의 경우, 절반가량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몇년간 마스크롬 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000년 이후에는 PDA, 인터넷TV, NC 등 정보가전제품이 활성화되면서 이들 제품에 탑재되는 마스크롬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사업축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 32M 마스크롬까지 선보인 LG반도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물량감소로 인해 마스크롬과 다른 제품을 혼류생산하고 있으며 95년 말 개발한 64M 마스크롬도 수요처를 찾지 못해 상용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작년 말 4M, 32M 마스크롬 개발에 성공하고 양산에 들어간 현대전자는 일부 물량을 공급한 뒤 곧바로 마스크롬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작년 초만 해도 16M 제품 개발계획까지 세웠으나 시장진입 시기가 늦었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수익성을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마스크롬의 전세계적인 수요감소로 인해 일본에서도 후지쯔가 95년 마스크롬사업을 포기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마스크롬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