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쓴다」는 지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만큼 에너지 절약은 우리 모두가 절실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에너지 과소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 총생산(GDP)에 대비한 석유 수입금액이 2.93%로 미국(0.79%), 일본(0.85%)은 물론 대만(1.57%)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1천 달러 상당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량도 선진국의 2,3배 수준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종래의 한 집 한 등끄기 운동이나 승용차 함께 타기 등 지엽적이고 형식적인 절약책으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의 에너지정책도 종래의 1차원적인 소비절약 운동에서 탈피, 더욱 체계적이고 다원적인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 특히 에너지를 과다 소모하게 되는 있는 산업구조의 재편은 물론이고 산업재배치와 교통체계 개선, 국토공간의 효율적 활용 등 종합적인 처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기업의 생산활동까지 위축시키라는 말은 물론 아니다. 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에너지가 적게 드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에너지 소비효율 제고가 우리경제의 고비용구조 개선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에너지 절약책을 강하게 밀고 나갔으면 한다.
지난 92년에 열린 리우 환경회의와 기후협약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와 함께 탄소세 문제가 거론될 정도로 세계각국의 환경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자고 외쳐댄 지가 10년이 되건만 아직도 폐기물정책이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또 환경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 부었지만 다이옥신 측정도 제대로 하지 못해 소각장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환경파괴의 주범인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우리는 그동안 아득한 옛날 지구상에 떨어져 축적된 태양에너지를 석탄, 석유란 이름으로 땅속에서 끄집어 내 무분별하게 쓰면서 이중삼중으로 환경을 파괴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절약」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새겨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