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투자사들의 영화투자가 시들해 지고 있다.
지난 95년 말 일신창투와 장은창투가 공동으로 「은행나무침대」에 24억원을 투자한 이래한림종합투자, 동양창투, 대우창투, 한국종합기술금융(KTB)등 많은 창투사들이 영화제작에 잇달아 자본을 투자했으나 대부분 업체들이 수익환수에 실패함에 따라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일신창투가 지난 5월에 개봉된 이진석감독의 「체인지」에 5억5천만원 투자한 1건을 제외하고는 올 상반기동안 창투사들의 영화투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창투는 「은행나무침대」에 이어 지난해 「피아노맨」에 9억원가량을 투자했으나 「피아노맨」의 흥행실패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자 오는 98년까지 세워놓은 영화사업의 신규투자계획을 전면 취소했다.이 회사의 조병식 영업본부장은 『충무로의 제작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는 한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동양창투는 지난해 4억원을 투자한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에서 적자를 본데 이어 약5억원을 투자한 「깊은슬픔」도 영화촬영 지연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자,올해부터는투자대상에서 아예 영화를 제외했다.이 회사의 남기승 차장은 『정보통신,소프트웨어,바이오테크,반도체 등 첨단업종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회사전략에따라 영화가 투자대상업종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신풍창투사와 한림종합투자등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와 「본투킬」에 각각12억원과 2억원을 투자했으나 영화흥행실패로 원금마저 회수하지 못해,영화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모두 유보했다.
창투사의 관계자들은 『블랙홀과도 같은 충무로의 제작시스템으로 인한 과다한 제작비지출과 주먹구구식의 마켓팅으로 영화흥행의 성공율이 극히 미약한 현실에서 많은 자본을 투자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영화제작사들이 제작비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수익내역을 공개하는 등 제작시스템의 관행을 고쳐야 창투사들이 다시 영화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