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TV의 24시간 뉴스채널인 연합TV뉴스(YTN 채널24)가 엄청난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2일 자정부터 그동안 무궁화위성을 통해 YTN의 뉴스프로그램을 전송해오던 한국통신이 갑자기 송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이를 시청해오던 일부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들이 YTN측에 항의하는 전화를 일제히 보낸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원래 YTN은 뉴스프로그램을 한국전력의 광전송망을 통해 전국의 53개 1차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에 전송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YTN은 그동안 각 지방 뉴스나 삼풍백화점 사고뉴스 등 「위성을 통한 SNG방식의 뉴스」를 전송할 필요성이 높아지자 지난해 한국통신측과 프로그램 전송시험계약을 체결, 지난 3월말까지 무궁화위성을 통해 시험방송 형태로 뉴스프로그램을 전국에 내보냈다.
또한 YTN은 한국통신의 광고를 방송하는 대신, 분배망 프로그램 이용료로 대체키로 했다. 때문에 시험방송기간이 끝난 지난 3월말까지는 두 회사가 별다른 문제없이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하지만 지난 4월이후 여러 가지 상황이 변했다. 한국통신은 전송망사업 과잉투자와 전송망이용료 및 수신료수입 미징수로 인해 누적적자가 쌓이게 되자, 케이블TV 사업자체를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YTN 역시 2년간 5백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로 말미암아 자본금이 잠식된 상태여서 지배주주인 연합통신마저 위태로울 지경에 처하자 매각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통신과 함께 전송망사업자로 경쟁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YTN인수를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한국통신은 YTN에 대해 올 4월부터 프로그램분배망 이용료를 낼 것을요구했다. YTN이 이를 납부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시간만 흐르자, 한국통신은 이달 22일 자정부터 YTN의 뉴스프로그램 전송을 전면중단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중계유선방송의 중계를 통해 YTN을 시청해오던 일부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들은 화살을 YTN에 돌려 항의전화를 했고, 일부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한국전력과 중계유선선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오던 차에, 포문을 한국전력으로 돌렸다. 즉 중계유선사업자를 못살게 구는 한국전력이 YTN을 인수할 예정이기 때문에 YTN프로그램만 방영하지 않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강원도 원주를 비롯한 일부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이미 지난달 2차 SO사업자가 선정된 이후, 그동안 한국통신의 무궁화위성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수신, 가입자에게 중계해오던 19개 케이블TV 프로그램의 송출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또한 내달 1일부터 프로그램공급사(PP) 협의회는 케이블TV업계가 인정한 전국의 사찰과 낙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위성방송 수신기의 프로그램전송을 중단키로 결정함에 따라 기존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들은 YTN에 이어 나머지 18개의 케이블TV 프로그램도 일절 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중계유선방송의 케이블TV 프로그램방영은 이번 한국통신의 YTN 프로그램 전송중단으로 빚어진 일과성 해프닝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태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계유선방송이 케이블TV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못하면 YTN이나 하이쇼핑 등 한국통신의 분배망을 이용하고 있는 일부 PP들은 광고수익이나 판매수익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해 내심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들은 또 한번 공보처나 정보통신부 등 행정부처, 한국통신 등에 거세게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