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계열 음반사와 외국 음반직배사들이 최근 중소 음반기획, 제작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 웅진미디어, EMI 등 대기업 음반사들과 외국 음반직배사들은 그동안 몇몇 중소 음반기획, 제작사와 음반 위탁기획 및 제작(PD메이킹)계약을 맺고 음반사업에 참여해 왔으나 최근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소음반사에 자본투자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대기업계열 음반사들의 경우 음반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노하우 부족에 따른 사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며 외국 직배사들은 가요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마련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영상사업단(삼성뮤직)은 지난해 말 중소 음반 기획, 제작사인 예당음향에 40억원을 투자해 박진영, 박상민, 듀스, 젝스키스 등의 음반을 출시했으며 올초 음반 수입업체인 해동물산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예당음향이 제작한 음반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음반사업 출발 4년여만에 지난달 처음으로 월 매출흑자를 기록하는 등 중소제작사 투자를 통한 매출이익이 기대이상으로 나타나자 앞으로 1, 2개 중소음반사에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웅진미디어(웅진뮤직)는 지난달 YPC프로덕션과 음반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초 월드뮤직에 30억원 가량을 투자, 조용필 16집 「바람의 노래」와 「영턱스 2집」,「솔리드 4집」 등을 출시했다.
이 회사의 최종환 부장은 『웅진뮤직은 대규모 음반 물류유통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 음반사와의 제휴관계를 통한 시너지효과가 대단히 높다』며 『앞으로 중소 음반사와의 협력관계를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EMI는 지난해 11월 레벌루션 No9에 30억원을 투자해 그룹 넥스트, 애메라드캐슬 등의 음반을 출시했으며 워너뮤직은 최근 신촌뮤직과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이밖에 제일제당, 세음미디어 등 대기업 음반사들과 일부 직배사들이 중소 음반사에 대한 자본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음반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직배사들은 자체 음반 기획, 제작에 따른 위험부담률 때문에 중소업체와 협력을 통한 음반사업을 선호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음반시장은 제작 및 기획은 중소업체가, 판매 및 유통은 대기업, 직배사가 각각 담당하는 전문화, 계열화 현상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