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업자, 컴유통업체와 대리점 계약 추진.. 이통대리점 반발

최근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대형 컴퓨터유통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추진하자 기존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은 대형 컴퓨터 유통업체의 전국 유통망을 대리점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기아정보시스템, 서울전자유통, 두고정보통신 등 대형유통업체와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 업체가 갖고 있는 전국 수백여개의 유통점이나 영업점을 통해 단말기판매에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이들 컴퓨터유통점들이 있는 지역의 이동통신 대리점들은 앞으로 컴퓨터대리점의 단말기 판매 및 가입대행업무가 활발해 질 것으로 우려해 지역 이동통신 대리점 사장들이 대책모임을 갖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당에서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대리점을 운용하고 있는 K사장은 『최근 분당지역에 유통망을 개설하고 SK텔레콤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한 컴퓨터유통업체가 지난달 휴대전화를 일반 대리점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그 기간 내내 분당지역 이동통신대리점의 가입자 유치 및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경우 전국 유통점을 통해 판매하는 단말기를 본사에서 수천대 규모씩 직접 구매함으로써 구매량에 비례해 높은 할인률이 적용되는 볼륨디스카운트로 일반 이통대리점보다 훨씬 저가로 제품을 구매하고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각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들과 대리점 게약을 체결한 컴퓨터유통업체의 전국 유통점 수는 두고정보통신이 2백여개, 서울전자유통이 15개, 기아정보시스템이 60여개점 정도이다. 용산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단말기 가격폭락과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증가가 주춤해지면서 각 이동통신대리점의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이동통신대리점 확보에 치중하고 또 한편으로 수백개의 유통점을 갖는 컴퓨터 유통업체를 대리점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기존 이동통신 대리점의 존립기반을 뿌리채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말기 판매 및 가입대행은 어는 곳에서나 가능한 업무』라며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편의점, 주유소, 자동차영업소등에서 이동전화 단말기 구매 및 가입대행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영복·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