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들이 미국내 진출한 지 불과 1,2년만에 철수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습니다. 철저한 현지 사전조사 없이 일단 공장부터 짓고 보자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미국시장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지난 1일 자사 홍보를 위해 내한한 미국 실리콘밸리 IBI의 바버라 할리 소장은 외국업체들의 미국시장진출 성공여부는 기술적, 제도적 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사전 정보획득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IBI는 새너제이와 대학, 시티뱅크, AT&T 등이 후원하는 비영리기관으로 지난해 11월 설립돼 현재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려는 외국 중소기업에 임시 사무소를 대여해 주고, 현지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진흥센터이다.
현재 일본, 대만, 인도, 이스라엘 등 전세계 11개국 13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미국의 회계, 과세제도, 재무와 특정시장, 산업정보 등을 제공받고 있으며 국내업체로는 마리텔레콤과 풀바람시스템이 이달 15일 입주할 예정이다.
『미국시장의 성장가능성은 아직도 높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과 멀티미디어산업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신속한 신산업정보와 기술습득을 위해서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며 IBI는 이를 위한 제반조건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할리 소장은 말한다.
『한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지나친 정부의 보호 아래 성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진흥센터를 방문했는데 그곳에 입주한 업체들 대부분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입주 기업과 기술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들어선 각종 장비에 놀랐다』라며 기술중심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할리 소장은 지난 2일 정보통신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정부의 해외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협조관계를 토의했으며 미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