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다마고치」(사이버 병아리를 키우는 게임) 등 다양한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이 연초부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부도여파와 장기간 계속된 불경기로 빈사상태에 빠진 게임 유통업체들에 있어 다마고치는 한때 구원의 등불이었다. 각종 매스컴에서 다마고치를 화제의 게임으로 속속 소개하면서 초중고, 대학생뿐 아니라 여성직장인들까지 다마고치라는 게임에 푹 빠졌다.
이에 따라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 수입상들은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다마고치 등 다양한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기를 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사이버 애완동물은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특히 일본 반다이사의 다마고치는 시중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2만원 하던 소비자가격이 3만5천원에 거래되기까지 했다. 올 2.4분기중에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기는 50만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같은 인기도 잠깐. 최근들어 다마고치의 인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다마고치 게임이 청소년들의 교육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학교 내에서 사용을 금지토록 했다」는 외신보도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다마고치에 대한 역풍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
일선 교육청에서 학교수업에 영향을 주는 다마고치의 보유를 금지토록 하면서 다마고치의 인기가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돌변한 여론 때문에 다마고치의 판매가 크게 떨어지면서 다마고치를 수입했던 중소 수입상과 유통업체들은 현재 막대한 재고를 안게 됐다. 뒤늦게 수입에 뛰어든 일부 수입상들은 2만∼3만개씩이나 되는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기를 재고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에 게임 유통업체의 경영에 큰 도움을 줬던 사이버 애완동물 게임이 이제는 계륵 같은 존재로 변한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마고치 등과 같은 사이버 애완동물의 인기는 게임 특성상 일시적일 뿐 오래 갈 수 없다』면서 『유행에 따라 변하는 게임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게임시장의 미래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