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반 제작, 유통업체들이 가요음반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요음반의 해외진출은 지난해부터 EMI, BMG 등 일부 직배사들이 김건모, 박진영 등의 음반을 영어판으로 별도 제작, 영어권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이들 가요음반의 해외판은 판매대상국의 문화적인 편차와 음악의 운율적인 차이로 인해 별다른 판매고를 올리지 못한 채 가요의 홍보차원에서 머물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최근 라인음향, 타워레코드, 삼성뮤직 등 음반유통 및 제작사들은 일본, 동남아시아 등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 친숙한 국가와 공동으로 가요음반을 기획, 제작해 판매하거나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해 가요음반을 제작, 보급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중소 음반기획, 제작사인 라인음향은 최근 일본 음반제작사인 A사와 공동으로 가요를 일본어판과, 동남아시아지역을 겨냥한 영어판으로 기획, 제작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다음주중 확정할 예정이다.
라인음향은 국내 가요 가운데 일본, 동남아시아에서도 통용할 수 있는 곡을 선정해 일본가수가 일본어판을, 국내 가수가 영어판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일본지역은 일본 업체가, 동남아지역은 라인음향이 각각 판권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1차적으로 일본 A사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음향의 김광환 이사는 『현재 일본업체가 제작비용의 상당부분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계약조건이 상당히 좋은 상태』라며 『앞으로 일본업체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가요음반의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클래식 스타들의 「크로스오버」(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접목) 음반과 국악음반의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했던 삼성뮤직도 최근 판권을 확보한 박진영의 신곡 「그녀는 예뻤다」와 지난 5월 홍콩에서 개최된 국제음악박람회인 「Midem Asia 97」에서 현지인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그룹 「Enue」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안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2명의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해 이들에게 국내 가요를 맡기는 형태의 새로운 음반기획, 제작을 모색하고 있어 그 성공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다국적 음반유통사인 타워레코드도 지난달초 일본 타워레코드의 씨부야 매장에 김건모, 신승훈 등의 국내판 30개 가요타이틀 95장을 공급했으며 앞으로 일본 타워레코드 40개 매장에 매달 4천장 이상을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김준모 차장은 『현재 일본에서 국내가요가 타워레코드월드뮤직 차트 50위권 안에 진입하는 곡이 등장하는 등 가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가수 및 음악에 대한 소개자료를 제작해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타워레코드 매장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요음반의 해외시장 진출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가요의 질적 성장과 함께 과학적인 음반기획과 마케팅, 효율적인 홍보 등이 뒤따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