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99)

아이가 머리 위에서 돌리는 돌, 즉 관성에 의해 궤도 밖으로 도망치려는 돌멩이는 줄의 힘에 의해 계속 그 궤도를 돌아가게 되는 것처럼 인공위성도 진공상태에서 지구의 인력과 위성의 수평 운동력이 일치되는 지점에서는 아무런 힘 없이도 그 궤도를 돌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구의 인력은 지구의 중심으로부터 물체 중심까지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따라서 지상높이 1천㎞에서는 지구 표면에서보다 약 70%까지 작아진다. 인력은 물체가 아무리 높은 곳에 있더라도 결코 없어지지 않지만, 어떤 물체가 일정한 높이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수평운동을 하여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로부터 벗어나려는 힘이 균형을 이룬다.

이 상황에서 물체는 지면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지구 주위를 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공위성이 떠 있는 원리이다.

은옥은 1톤 가까이 되는 인공위성이 하늘에서 지구와 함께 돌아간다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질 때마다 아이가 머리 위에서 돌멩이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곤 했었던 것이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떠 있는 인공위성의 종류는 우리 생활에 직접 응용되는 실용위성(통신, 관측, 항행, 기상 등)과 과학위성, 군사용 위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고도, 궤도,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인공위성은 궤도에 따라 랜덤 위성과 정지위성, 그리고 위상위성으로 나누어진다. 랜덤 위성은 지구상 고도 수백㎞에서 수천㎞의 궤도상을 짧은 주기로 날고 있는 위성통신 초기의 위성이다. 통신을 행하는 지구국 간에 위성이 서로 마주 보이는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정지위성은 지구의 적도상 고도 3만6천㎞에 떠 있는 위성으로 위성의 공전 주기와 지구의 자전 주기를 일치시켜 항상 같은 지역 상공에 머물러 있는 위성을 말한다. 현재 통신용 위성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고 은옥이 관리하고 있는 1호 위성과 2호 위성도 정지위성이다.

위상위성은 지구의 주위에 등간격으로 여러 개의 위성을 띄우고 각 지구국은 공중선을 사용하여 차례로 위성을 추적하여 항시 통신을 확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법을 쓰면 정지위성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극지점 지역과의 통신이 가능하게 되는 등의 이점이 있으나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아직은 실용화되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통신위성에는 고정통신위성, 방송위성, 이동통신위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