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가전 디자인 개념이 바뀐다

각종 상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국내 가전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최근 가전업계의 디자이너들은 정보가전시대를 앞두고 사회, 가정 환경의 변화를 예측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개념 창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제품폐기, 자원재활용 등 리사이클링 개념을 적용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상품화에 적용하고 있다. 또 그동안 제품디자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받아왔던 포장디자인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 산업디자인전람회에 「아메바」라는 새로운 디자인 개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단세포 생물이 계속해서 증식을 해가는 과정에 착안한 이 디자인은 컴퓨터와 가전기술이 접목된 정보가전제품을 입력, 처리, 기억, 출력부 등 4개의 기본부로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필요에따라 새로운 기능이나 제품을 추가할 수 있게한 개념이다.

즉 기술과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를 고려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주자는 아이디어이다.

LG전자는 멀티미디어기술의 발달로 학교­가정­사회간 시간적, 공간적 구분이 없어지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보교환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제아래 교육기능과 오락기능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정보가전제품 디자인을 제안했다.

브라운관 대신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채용한 대형 모니터를 중앙에 놓고 TV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PC본체, 키보드, 무선리모컨 등을 주변기기로 배치한 에듀테인먼트 시스템은 설치공간을 최소화하고 사용편리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전제품 제조과정이나 폐가전 제품으로 인해 유발되는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고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과 설계기술은 최근 상품화된 신제품에 속속 반영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출시한 신제품 「아트비젼 라이브TV」의 본체 캐비닛을 정면, 중앙, 뒷면 덮개가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하여 향후 파생될 수 있는 모델 개발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제품폐기 작업도 수월하도록 했다.

대우전자는 올해 출시한 신제품의 고급형 모델에는 본체 금형에서 스피커망까지 한번에 사출해내는 미세공 가스사출기술을 적용하여 제품생산과 폐기가 수월하게 했으며 고급스런 디자인을 연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출용 진공청소기를 대상으로 구매시점(POP) 광고개념을 적용한 포장디자인을 적용했다. 면적이 넓고 판매원이 제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 창고형 대형할인점에서도 자사제품이 눈에 쉽게 띄게 하고 신뢰성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포장디자인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정보미디어팀 박경진 선임연구원은 『과거 제품의 외관작업에 치중했던 것이 디자이너의 주된 역할이었으나 최근 들어선 기술과 시장의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추세에 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