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한솔전자 조동완 대표이사 퇴진 배경

한솔전자 조동완 대표이사 부사장이 돌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배경에 대해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솔전자는 지난 7일자로 한솔무역 이인철 전무이사를 임시대표로 선임, 간단한 취임식을 갖고 대행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솔은 조동완 대표이사가 백병원 등지에서 갑상선질환과 불면증 등을 치료해왔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돼 오는 12월까지 병가를 낸 상태이며 그동안 한솔무역 이인철 전무가 대표직을 대행키로 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한솔이 이인철 대행체제로 전환한 것에 대해 『사업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지난해부터 사운을 걸고 추진해온 모니터사업 성과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침에 따라 조동완 대표이사를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퇴진시키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지난 95년 옥소리, 한국마벨, 광림전자, 한화통신 등 중견 멀티미디어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지만 지난 2년간 사운드카드, 팩스모뎀 등 멀티주변기기 부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고 외산업체들에 시장을 빼앗긴 점도 퇴진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솔측은 조동완 대표이사가 단순히 신병치료를 위해 병가를 제출,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이인철 전무가 대표를 대행하는 것으로 이를 조 대표의 퇴임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이인철 임시대표의 공식직함이 전무이사이고 내부 호칭도 대표이사가 아닌 대표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한솔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조동완 대표가 병가기간이 끝나는 12월 이후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혀 이인철 대표가 사실상 조 대표 후임으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 대표의 병가기간이 한솔의 주주총회 시점인 12월과 정확히 일치되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예우로 6개월가량 신병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고 나름대로 풀이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