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여용 비디오시장의 제작사별 출시작 리스트가 대부분 확정되면서 브랜드별 흥행작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8월과 12월 두 달에 액션대작이 집중되는 가운데 컬럼비아와 스타맥스 2개 브랜드가 히트작을 많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제리 맥과이어」 등 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던 7월과 달리 오는 8월에는 폭염을 식혀줄 시원한 액션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도시를 뒤덮는 용암의 열기가 오히려 관객의 더위를 서늘하게 식혀줄 재난영화 「볼케이노」(폭스)를 비롯해 DNA 조작에 의해 탄생한 거대한 살인괴물의 공포를 그린 액션스릴러 「레릭」(시네마트), 브레드 피트 주연의 「데블스오운」(컬럼비아) 등 3편이 7만개 이상 판매될 기대작들이다.
관객은 끔찍하고 선정적인 내용에 놀랐지만 수입사에겐 의외의 흥행성적이 더욱 쇼킹했던 영화 「쇼킹아시아」(스타맥스), 식상한 메뉴이면서도 여전히 판매호조를 보이는 황비홍 시리즈 「황비홍 서역웅사」(스타맥스),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의 다양한 사연과 탄생의 신비를 엿보는 영화 「산부인과」(디지탈미디어) 등 3편은 5만개 이상 판매가 보장된 작품들.
그밖에 8월중 눈에 띄는 작품은 세 여자의 코믹한 복수극 「조강지처클럽」, 일중독증에 걸린 남자와 아이를 갖기 원하는 여자가 빚어내는 갈등을 그린 「워커홀릭」,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컬트영화 「로스트 하이웨이」 등이 있다.
9월에는 특수효과가 볼 만한 재난영화 「단테스피크」(CIC)가 유일하게 판매량 7만개 이상을 기록하며 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소재로 다룬 크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엡솔루트 파워」(컬럼비아),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젊은이들의 방황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 우리 영화 「비트」(스타맥스) 등 2편은 5만개 이상의 판매예상작으로 손꼽힌다.
판매량 3만∼5만개 선의 작품들은 비교적 풍성한 편이다. 페니니즘 성향이 강한 96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스핏파이어 그릴」(컬럼비아)과 이혼남, 이혼녀의 로맨틱한 사랑을 담아낸 「어느 멋진 날」(폭스),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와 이벤트 기획자 부부의 육아일기 「베이비 세일」(SKC), 푸른 바다와 외딴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섹스 스릴러 「섹시 블루」(폭스) 등이 그 대표작들이다.
올 하반기중 가장 출시작 리스트가 빈약한 달은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버리힐스의 못말리는 형사 에디 머피가 다시 경찰복을 입고 도심을 누비는 「메트로」가 유일한 액션대작이지만 7만개 이상 판매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량 3만∼5만개 수준의 기대작으로는 잭 니콜슨 주연의 기발한 SF물 「화성침공」(스타맥스)과 언론재벌의 일대기를 그린 「래리 플랜트」, 스릴러 「고스트 미시시피」 그리고 코믹액션 「비버리힐즈 닌자」 등이 있다.
오는 11월 역시 7만개 이상 판매작이 한편도 없는 가운데 발 킬머 주연의 「세인트」(CIC)가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힌다. 아직 극장에서의 반응이 미지수인 한석규 주연의 「넘버3」, 연인에게 버림받은 남녀의 코믹한 복수극을 그린 멕 라이언 주연의 「애딕티드 러브」, 애니메이션 「백조공주」 등 3편이 3만∼5만개를 내다보는 작품이다. 연말에는 다시 액션대작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뤽 베송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제5원소」, 2인조 외계인 사냥꾼의 기발한 활약을 그린 「맨 인 블랙」(컬럼비아), 올 여름 최대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초대형 액션 「콘 에어」(브에나비스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버스에서 카리브해의 호화유람선으로 사건현장이 바뀐 「스피드2」 등 4편이 모두 7만개 이상의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 대여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브랜드는 5만개 이상 히트작을 최소한 5편 이상 보유한 「컬럼비아」와 방화와 외화 흥행작을 골고루 갖춘 「스타맥스」 등이 꼽힌다. 반면에 출시 라인업이 확실하지 않은 SKC는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