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열린 「국제 엘리베이터 엑스포97」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돼 전세계 엘리베이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중국은 주택건설뿐만 아니라 일반 건축경기가 활발해지고 있어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의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내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수요는 약 3만대. 그러나 3년 후에는 5만대로 늘어나는 등 오는 2000년까지 20만대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오티스를 비롯한 신들러, 미쓰비시, 히타치 등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업체들은 물좋은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 이미 엘리베이터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엘리베이터 시장이 커지자 내수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국내 엘리베이터 업계도 대중국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 엘리베이터 3사의 이번 전시회 참가는 오티스 등 세계적 기업들에 비하면 아직 경쟁력이 약하지만 그동안 독자적으로 쌓아온 기술을 중국시장에 선보이고 향후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20개 부스의 대규모로 참가한 LG산전(대표 이종수)은 20건의 수주와 2백여건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LG산전은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주차설비 등을 실제 작동하도록 설치하고, 지난 5월 인수한 미국 셈코사의 홈엘리베이터도 전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 원종선)는 14개 부스의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국산화에 성공한 분속 4백20급 초고속 권상기와 모니터링시스템을 전시해 고속기종에서의 강점을 집중 부각했다. 동양은 이와 함께 각종 의장품을 비롯한 에칭, 출입구장치 등을 전시, 관람객들에게 디자인 트렌드로서의 이미지도 강하게 각인시켰다는 자체분석을 내리고 있다.
동양은 지난 1월 상해에 건립중인 은관대하에 설치될 분속 3백급 엘리베이터 18대를 수주한 바 있는데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중국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장을 집중 공략, 오는 2000년 초고속분야의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백영문)는 8개 부스로 전시공간은 다른 국내 업체들보다 작았지만 이 회사가 전시한 헬리컬머신과 주차설비는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주차설비의 경우 두바이나 쿠웨이트,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등의 업체들이 공동 생산 또는 대리점 개설 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엘리베이터 3사는 이번 상해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현지생산체제 구축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생산이 아니고서는 여타의 업체들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이미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LG산전도 올 하반기 대련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양에레베이터도 합작생산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