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전분야에 걸쳐 디지털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카메라나 사진시장에도 「전자영상」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필름없는 카메라로 알려진 디지털 카메라, 필름이나 사진의 영상테이터를 읽고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스캐너, 원본에 손색이 없는 사진을 출력해내는 풀(Full) 컬러프린터는 전자화상기술을 대변하는 기술과 제품들이다.
그러나 전자영상기술의 원류는 신문사, 통신사와 현장취재원간 사진 전송분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때 부터 공식 스폰서가 된 일본 카메라업체 니콘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스틸 비디오카메라」라는 신개념의 사진 전송시스템을 선보이고 기술력을 과시했다.
아남정공의 김철동 팀장이 전자영상기술과 처음으로 접한 것도 바로 이때. 니콘과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있었던 아남정밀(현 아남정공의 전신)AS부에 근무하고 있었던 김철동 과장은 니콘의 88올림픽 지원활동에 참여하면서 전자화상기술에 눈을 뜨게 된다.
『35㎜카메라 밖에 몰랐던 상태에서 플로피디스크에 영상데이터를 저장하고 전화선으로 곧장 전송하는 스틸 비디오카메라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는 김 팀장은 카메라와 사진분야에도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회상한다.
이러한 직감이 가시기도 전에 89년 6월 김팀장을 중심으로 아남정밀에 전자화상기기팀이 국내 처음으로 신설됐다. 일본에서 전자화상기술 교육을 받고 돌아온 김 팀장은 영업, 기술교육, AS까지 1인 3역을 하면서 전자화상기술을 전파해나갔다.
전자영상기술을 이용한 사진전송에 대한 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은 사진기자회보 등에 실린 연재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92년 아남정밀이 도산하고 아남정공으로 다시 탄생하는 사이에 전자화상기술은 디지털 시대를 맞게 된다. 전화선 전송이 모뎀을 이용한 1대1 전송으로 바뀌고 사진송신기와 수신기 사이에 PC, 필름스캐너, 풀 컬러프린터가 접목되는 새로운 사진전송 환경을 소개하면서 김 팀장은 국내실정에 적합한 사진전송 프로그램을 제안할 만큼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디지털 영상시대가 열리면서 카메라와 사진산업에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김팀장은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 참가한 국내 사진기자단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 「통합 사진송수신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아남정공의 디지털 카메라 영업도 떠맡은 김 팀장은 『촬영자가 직접 사진을 가공, 편집할 수있고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송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그동안 특수한 분야에 한정돼왔던 전자영상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기술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게 되어 지난 10여년간의 직장생활이 눈코 뜰새 없이 바빴지만 적지않은 고객들이 자신이 소개한 기술로 혜택을 보고 있다는 말을 할때는 전자화상분야의 기술 전도사로서 한몫을 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