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3시(미국시각 14일 오전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재료 전시회인 「세미콘웨스트97」이 개막됐다. 우리나라 KOEX 전시장의 몇배에 달하는 모스콘센터 전시장도 모자라 올해부터는 반도체 전(前)공정 장비는 모스콘센터에서 14∼16일에, 후(後)공정 장비는 16∼18일 새너제이에서 각각 분산 전시된다.
세미콘웨스트는 규모나 지명도에 따른 참여업체들의 열기도 열기려니와 주최측의 전시장 운영방법과 전시업체들의 전시기법도 눈여겨 볼 만하다.
우선 주최측은 전시회 출품업체 및 참관자로부터 미리 신청을 받아 플라스틱카드를 발급, 등록업무를 간소화했다. 플라스틱카드는 참관자가 출품업체에 추가자료를 요청할 때 번거롭게 자신의 주소, 회사명 등을 적는 대신 신용카드처럼 관련서류에 눌러 인쇄하는 데도 사용된다. 전시장이 워낙 넓어 부스 배치도를 봐도 찾기 어려운 점을 감안, 종류별로 부스를 배치하고 천장에 종횡으로 안내표를 붙여 편의를 도모한 것도 본받을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전시회 기간중 지명도가 높은 조사기관들의 시장 및 기술추이 전망자료 발표와 분야별 고객만족도 우수업체 발표, 수급업체 임원들이 한자리에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얼굴을 익힐 수 있는 각종 만찬과 리셉션, 기술세미나 등 부대행사는 전시회의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전시업체들도 우리나라처럼 「미인 용병」을 동원하고 다른 부스에 피해를 주는 요란한 공연대신 부스를 「방송국」처럼 꾸며 뉴스를 진행하는 식으로 홍보하거나 각종 시연회를 통해 「보여주려는」 노력들이 진지하다.
당국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이는 이 행사로 인해 샌프란시스코市가 통관에서부터 물류, 숙박, 관광 등에 이르기까지 단 3일간 벌어들이는 수입이 무려 3천5백만달러를 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8개 업체가 출품하고 3백여명이 참관중이라는 소식이다. 좋은 성과와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 이외에 이같은 전시기법과 운영방법도 한수 배워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당국도 이같은 전시회의 성장이 가져오는 효과를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