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가엔터프라이즈사의 한국시장 진출이 국내 대기업인 현대그룹와 롯데그룹간의 이권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가의 게임사업 전담 자회사인 세가엔터프라이즈사와 현대전자가 공동 설립한 ㈜현대세가가 세가의 이름을 빌린 오락실 체인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히자, 이달 8일 세가사와 공동으로 롯데세가를 설립한 롯데측이 세가사에 계약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는 세가사와 75 대 25의 비율로 자본금 50억원을 투자, 지난해 11월 설립한 현대세가를 통해 「조이뱅크」라는 이름의 오락실 체인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분당에 7백평 규모의 1호점을 곧 개점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에 1백개점 정도의 대형 오락체인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이같은 사업계획 추진에 대해 이달 8일 세가사와 50대50의 비율로 자본금 1백10억원의 롯데세가를 설립, 오락 테마파크 사업의 진출을 선언한 롯데측은 『세가사와 오락실 운영에 관한 독점 계약을 했기 때문에 현대의 세가사 이름을 빌린 체인오락실 사업 추진은 계약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롯데는 이와 관련, 일본 세가사에 공식 항의하고 진상규명에 나서는 한편 한국에서의 세가사 체인오락사업 전담 대행권을 보장해 주도록 일본측에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 롯데가 이처럼 세가사의 오락사업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펼치는 것은 국내 오락시장석권을 위해 세가사의 기술과 운영노하우 획득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 롯데는 곧 세가사의 최신 3차원 가상현실오락기 도입을 알리는 대규모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설 계획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대당 10억원이 넘는 고가의 일제 가상현실게임기의 국내시장 잠식과 이에 따른 문화침투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매출확대를 위한 이권싸움에 휘말리기보다는 기술축적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