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설계 전문업체들의 창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도 한국계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 전문업체들이 속속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 현지의 ASIC 산업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ASIC 기술산업조사단를 파견한 바 있는 ASIC설계회사협의회(회장 박학송)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 AISC 설계 및 특정용도 표준형제품(ASSP)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계 업체가 잇따라 설립돼 현재 7개사 정도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 한국계 업체들은 현재 각종 무선 통신용 핵심 칩 및 차세대 고속 디바이스의 자체 개발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삼성,현대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물론 일본 및 독일업체에까지 자사 ASIC 라이브러리를 제공하고 있는 등 이들의 잠재적 기술 자산 가치만도 수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9년 창업된 「ADMOS」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사운드 칩을 최근 무선 통신기기용 사운드 카드 제조에 적극 활용중이며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실리콘 이미지」도 LCD 패널 컨트롤러 및 컴퓨터 통신용 칩 개발을 서두러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이된 「실리코니안」,「IML」,「소프트 디바이스」 등 3개 회사는 현재 각종 마이크로 컨트롤러 및 무선통신용 핵심 칩,그리고 임베디드 메모리와 관련된 반도체 설계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LG반도체 출신 연구원이 창업한 「마이크로 디바이스 테크놀로지(MDT)」는 국내 LG반도체의 미국 현지 지정 디자인하우스로 현재 활동중이며 역시 같은 회사 출신이 창업한 「플래시 카드」사는 플래시 메모리 관련 특허 기술을 개발, 이를 곧 상품화할 방침이다.
LSI로직 출신 한국계 연구원들이 주도하는 「아스팩 테크놀로지」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ASIC 라이브러리 전문업체를 표방하며 자사가 개발한 각종 라이브러리를 전세계 유명 반도체 제조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 밸리 지역 한국계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해 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이들이 현재는 아직 자체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개발에 주력해야하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머지않아 국내 소자 및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선진 기술 확보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